「대전〓李基鎭기자」 21일 오전 대전 중구 문화동 대문초등학교 4학년3반 교실.
빨간모자를 눌러쓴 한 여학생이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얼굴색이 새하얗게 변해버린 박설미양(11)은 어머니 김혜경씨(36)의 등에 업혀 교실밖으로 나오게 되자 울음을 터뜨리며 몸부림쳤다.
박양이 급성골수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지난 7월말경.
방학을 맞아 아버지 박성규씨(38)가 트럭일을 하는 대천해수욕장으로 놀러갔으나 신나게 놀아야 할 설미양은 뛰어놀 수가 없었다. 증세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가족들은 설미양을 대전성모병원으로 안고 달려갔다.
혈액검사 3일만에 급성골수백혈병이라는 판정이 나왔다. 곧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발병한 지 너무 오래됐고 신체가 너무 쇠약해져 골수이식수술이 불가피하다』는 게 병원측의 설명. 설상가상으로 가족중 동일한 골수유전인자를 갖고 있는 이가 없어 타인으로부터 이식받아야 하는 실정인데 엄청난 치료비와 수술비를 감당하기엔 집안사정이 너무나 어려운 형편.
대문초등학교 전교생이 나서 모금운동을 벌이고 각계에 호소문도 냈지만 모금액은 1천만원을 넘지 못했다. 설미양의 어머니 김씨는 『수술비 절반이라도 구해보려 어렵게 마련한 17평짜리 연립주택까지 내놓았다』며 『설미가 웃음을 되찾을 수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다할 각오』라고 말했다.
설미양은 이날 보름간의 항암치료를 위해 또다시 서울로 이송됐다. 설미양이 떠난 빈 자리를 바라보는 친구들은 하나 둘씩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대문초등학교 042―582―36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