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구해주세요”…불난 집 뛰어들어 80대 노인 구한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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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24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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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3시 20분경 경남 김해시 대동면의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다. 사진은 화재 현장. (김해동부소방서 제공). 뉴스1
23일 오후 3시 20분경 경남 김해시 대동면의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다. 사진은 화재 현장. (김해동부소방서 제공). 뉴스1
경남 김해에서 한 30대 남성이 불이 난 집에 뛰어들어 홀로 남겨진 80대 노인을 용감하게 구했다.

23일 김해동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0분경 경남 김해시 대동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주택 안에 있던 집주인 A 씨(84)는 거동이 불편해 미처 피신하지 못했다.

이때 한 운수회사에 근무하는 윤재훈 씨(35)는 업무차 불이 난 주택 인근을 방문했다가 연기를 발견, 발원지를 찾아 A 씨의 자택으로 향했다.

윤 씨는 “집 안에서 남편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구해달라”는 A 씨 아내의 말을 듣고 구조에 나섰다.

그는 창문을 통해 집 내부에 쓰러져 있던 A 씨를 확인한 뒤 마당에 있는 수도를 틀어 자신의 온몸에 물을 묻혔다. 이후 창문을 열고 집 안으로 뛰어들었다.

윤 씨는 집 안에서 고열의 연기를 마셔 잠깐 의식을 잃기도 했으나 무사히 A 씨를 안고 밖으로 탈출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화재는 이날 오후 4시 27분경 진화됐다. A 씨와 윤 씨는 곧바로 응급처치를 받았다. A 씨는 연기 흡입으로 경상을 입었고 윤 씨는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씨는 “인근을 통행 중 다량의 연기를 발견했고, 마을 특성상 집안 내 노령자나 취약계층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집 내부에 탈출하지 못한 거주자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망설임 없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화재로 단독주택 내부가 전소해 소방서 추산 3100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다.

주태돈 김해동부소방서장은 “자칫하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살신성인의 자세로 생명보호에 도움을 주신 시민영웅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윤 씨에게 표창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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