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을 왜 싫어해!’ 선생님이 혼내” 인헌고 학생들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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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3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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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의 일부 교사가 학생들에게 정치 편향 교육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를 폭로한 인헌고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들에게 사상주입을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헌고의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결성된 학생수호연합은 23일 오후 4시30분쯤 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은 정치적 노리개가 아니다”라는 현수막을 걸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생수호연합 A 군은 “비단 이번 사건만을 계기로 결성된 것은 아니다”라며 “교사들이 평소에도 페미니즘, 동성애, 난민, 탈원전, 일베몰이 등을 했지만, 그동안 묵언해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발표문에 따르면 교사들은 마라톤대회 일주일 전부터 학생들에게 반일문구가 적힌 선언문을 적으라고 지시했다. 또 교사들이 반일문구를 적게 해 학생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들게하고 ‘아베 망한다’같은 반일 구호를 외치게 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선언문을 몸에 붙이고 마라톤을 뛰게 시켰으며 달리기 싫다는 학생에게 ‘선언문을 몸에 붙이고 달리지 않으면 결승선을 통과해도 인정해주지 않겠다’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A 군은 “인헌고에서 현정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절대 용납되지 않고 강력한 통제를 받고 있다”며 “학생들을 교사들의 사상과 똑같아야만 하는 좀비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학생은 현 정권에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선생님이 ‘문재인 대통령이 너무 좋은데 왜 싫어하냐’며 화를 내고 교무실로 데려가 혼을 냈다”고 말했다.

또 선생님이 조국 법무부장관이 사퇴한 당일 학생들에게 ‘무고한 조국을 사악한 검찰이 악의적으로 사퇴를 시켰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자 ‘그런 가짜뉴스 믿지마, 가짜뉴스 믿는 사람들 다 개돼지’라고 막말을 했다는 것이 A 군의 주장이다.

이외에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경제분야를 잘했다고 학생이 말하자 한 교사는 학생들 앞에서 ‘너 일베니’라고 면박을 주었다. 또 학생수호연합 40여명이 모였던 교실에 학교측 관계자가 와서 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B 군은 “우리나라 교육은 거의 특정 정치세력화한 교사들이 장악했다.교사들의 사상 주입 교육을 학생이 거부하면 교내 왕따를 당하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모욕적인 언사를 듣거나 학생생활기록부(생기부)에 나쁜 기록을 남겨야 했다”라며 “교사들이 수행평가점수 등으로 학생을 협박하는 일은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학생수호연합은 “인헌고 교사들의 정치적 발언과 사상독재는 기본교육법에 위반하는 행위”라며 “학생들의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달라”고 외쳤다.

이들은 이날을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받아 학생수호연합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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