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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英유조선 억류 vs 美, 사우디 파병… 전운 감도는 호르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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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英유조선 억류 vs 美, 사우디 파병… 전운 감도는 호르무즈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입력 2019-07-22 03:00수정 2019-07-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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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이란 갈등 최고조 치달아
이란 “식별장치 끈 채 역방향 항해”, 선주 “공해서 억류… 규정 준수” 반박
미군 500명 16년만에 사우디 주둔, 이란 압박… 장기 주둔 관측도 제기
19일 이란이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港)을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항으로 가던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억류했다. 이날 미국도 사우디에 2003년 후 16년 만에 군 병력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21일 이란에 독자 제재 조치를 발표하기로 하는 등 서방과 이란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 이란 “영국군이 해당 선박 호위” 주장


이란은 스테나 임페로호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끈 채 항해했으며 이란 어선과 충돌했는데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 억류했다고 주장했다.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해당 선박이 영국 해군 전함의 호위를 받고 있었다. 또 해양법 규정을 무시하고 역방향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는 세계 일평균 원유 해상 물동량(약 5300만 배럴)의 32% 정도가 통과하는 원유 수송로다. 당시 이 배에는 인도, 러시아, 라트비아, 필리핀 국적 선원 23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선주들은 억류 당시 선박이 공해에 있었고 규정도 완벽히 준수했다고 맞섰다.

영국은 이달 4일 지브롤터 해역에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가 시리아로 원유를 밀반입하려 했다는 혐의로 억류했다. 이후 이란은 줄곧 영국에 보복 의사를 밝혀 왔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교장관은 “용납할 수 없다. 항해의 자유는 지켜져야 하며, 모든 배는 안전하고 자유롭게 그 지역을 항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맞섰다. 한편 영국의 데일리미러는 21일 영국 정부가 이번 사건에서 러시아 정보기관이 스테나 임페로호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신호를 교란시키는 등 러시아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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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2015년 이란 핵합의를 탈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핵합의를 탈퇴한 미국이 이란에 대해 민간 핵 프로그램 운영 제재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대표적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미국과 대화의 필요성을 밝히는 등 일각에서는 협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 미군의 사우디 파견 장기화?


미군의 사우디 파병도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정확한 파병 규모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AP통신 등 외신들은 약 500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1991년 걸프전을 계기로 사우디에 주둔했다. 2003년 이라크 침공 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반미 감정이 높아지자 이를 우려해 일부 공군과 미사일 지원 병력만 남긴 채 같은 해 철수했다.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철천지원수’ 사이다. 이곳에 16년 만에 미군이 공식 발표와 함께 수백 명을 파병하는 건 이란 압박을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중동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도 파병 이유를 “긴급하고 확실한 위협에 대한 추가 억지력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군의 해외 주둔을 꺼렸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전략을 바꿔 미군의 사우디 장기 주둔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한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4)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가까운 친(親)트럼프 인사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이란#영국 유조선 억류#호르무즈#미군 사우디 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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