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월 5일 개원’ 국회법부터 어기는 19대 국회

동아일보 입력 2012-05-30 03:00수정 2012-05-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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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9대 국회의 4년 임기가 시작된다. 국회법은 임기 개시 뒤 7일 안에 첫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 운영의 기본 틀이라고 할 수 있는 상임위원회 구성은 첫 본회의부터 3일 안에 마쳐야 한다. 그러나 여야가 협상을 통해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하기 시작한 13대 국회 이후 개원 일정이 제대로 지켜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13대부터 18대 국회까지 상임위 구성이 완료돼 국회가 본격 가동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54일. 18대 국회 때는 ‘광우병 사태’의 여파로 의장단 선출에 41일, 상임위원장 선출에 88일이 걸렸다.

여야의 19대 국회 개원(開院) 협상은 출발부터 삐걱거린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국회법상 정해진 6월 5일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선출하기로 합의했지만 상임위원장 배정 문제를 놓고 이견이 많아 제대로 개원 일정이 지켜질 성싶지 않다. 본보가 최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19대 국회에 제언한 10가지 중 첫 번째가 ‘입법기관인 국회부터 법을 지키라’는 것이다. 19대 국회는 국회 운영의 기본 원칙을 정한 국회법을 준수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입법자들이 법을 우습게 아는 판이니, 법질서가 사회문화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 첫째 임무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좋은 법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국회는 이런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국민의 대표기관이라기보다는 정당의 하수 기관 같은 행태를 보였다.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일수록 정쟁(政爭)이 극심했다. 여야는 상대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해 무책임한 폭로전을 벌이는 데 국회 무대를 이용했다. 올 12월 대선을 앞두고 야권은 벌써부터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 국정감사 등을 통해 ‘MB(이명박) 정권 비리 총공세’를 벌이겠다고 벼른다. 19대 국회가 달라지려면 대통령 선거전을 국회로 끌고 들어오는 잘못된 전철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번 국회는 개원하자마자 비례대표 경선 부정으로 당선된 통합진보당 당권파 의원 처리 문제로 한바탕 소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통진당은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지만 두 사람이 당에서 제명 또는 출당되더라도 국회의원 자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부정선거로 당선된 사람이 국회의원 직을 갖는다는 것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일이다. 19대 국회는 폭력과 정쟁으로 얼룩진 18대 국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텐데 시작부터 조짐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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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국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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