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前 국정원장 “지소미아 종료 美가 이해? 거짓보고자 문책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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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국가대전략 월례강좌 강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청와대 사람이 ‘미국이 이해한다’고 보고(8월 22일 청와대 브리핑)했는데 거짓말이었다. 그 사람은 처벌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김대중 정부 시절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이종찬 전 원장(사진)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가 개최한 제28회 화정국가대전략 월례강좌에서 지소미아 종료 논란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일본 입장을 반박하는 것은 마땅하나, 지소미아 유지를 강력하게 원하는 미국 기류를 일부 청와대 관계자가 애초에 잘못 파악하고 보고했다면 문책감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한 것이다.

이 전 원장은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빌미로) 경제 보복을 하면서 안보상 한국을 믿을 수 없으니 전략물자를 통제한다는 것은 고도로 교활한 이중 정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지소미아 종료를) 이해한다고 한 적이 없는데 이를 청와대 사람이 상부에 잘못 알려 이 난리가 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마치 임진왜란 전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갔던 김성일이 ‘일본이 쳐들어오지 않는다’고 잘못 보고한 것과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이 전 원장은 이 같은 의사 결정의 뿌리에 ‘청와대 중심적 구도’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작 때부터 청와대가 비대해지면 실패한다고 지적했는데, (현재) 내각은 사라져 버렸다”며 “후반기에 들어선 문 정부에 조언하고 싶은 것은 청와대가 권한도 줄이고 사람도 줄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지소미아 파기#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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