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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輕)항공모함[횡설수설/구자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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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輕)항공모함[횡설수설/구자룡]

구자룡 논설위원 입력 2019-08-17 03:00수정 2019-08-1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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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진주만 공습을 당한 지 3개월 후인 1942년 3월 도쿄를 포함한 일본 열도를 대대적으로 폭격했다. 항모 ‘호닛’을 일본 1200km 부근까지 접근시켜 B-25 폭격기를 뜨고 내리게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1991년 이라크에 대한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지상군이 사실상 무혈 입성한 것도 걸프만에 정박한 항모전단에서 출격한 전폭기가 맹폭을 가한 덕분이었다. 현대 전쟁에서 항모는 전쟁의 양상을 바꿨다.

▷첫 항공모함 ‘아거스’가 1918년 영국 해군에 의해 건조된 뒤 각국은 다투어 항모를 건조했다. 현재 미국 11척, 중국 러시아 스페인 태국 등이 1척씩 9개국이 20여 척을 운영하고 있다. 항모의 역할과 중요성이 강조되며 니미츠급은 11만4000t(만재 배수량 기준)까지 커지고 핵추진 항모도 등장했으며 ‘헬기 탑재 항모’나 경(輕)항모처럼 중소형으로도 분화됐다.

▷우리 군이 최근 국방중기계획에서 보유 계획을 밝힌 경항모는 3만 t급으로 수직 이착륙 전투기 F-35B를 최대 16대까지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수송함이다. 군이 보유한 최대 함정 독도함과 마라도함의 1.5배 크기로 헬기와 전차, 장갑차, 각종 장비 등도 실을 수 있다. 북한과 휴전선을 맞대고 있는 한국이 원양 군사 작전을 목적으로 한 항모를 보유하려는 것은 주변국의 항모 전력 강화에 대응하는 차원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중소형이지만 4척의 항모를 운영한 바 있는 일본은 경항모를 보유해 군사대국화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월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요코스카 기지에 정박한 헬기 탑재 호위함 가가호로 초청해 연설하게 한 것도 4척의 헬기 탑재 호위함을 경항모로 개조하려는 계획을 과시한 것이다. 중국은 첫 항모 랴오닝함을 포함해 2030년까지 6척을 건조하고 동력도 핵추진으로 바꿔 지구 곳곳을 활동 무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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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모 쇠퇴론’도 없지 않다. 건조 비용이 많이 들고,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이 있는데 덩치 큰 항모가 기동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중국의 둥펑(DF)-21 미사일처럼 항모 킬러 미사일이 속속 개발돼 격침되면 손실이 막대하다. 그럼에도 항모는 19세기 포함(砲艦) 외교 시대의 군함처럼 위용을 과시하면서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첨단 항공기를 전개해 ‘핀셋’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효용성은 여전하다. 한국에 경항공모함이 얼마나 비용 대비 효용을 발휘할지 두고 봐야겠지만 국방력을 보여주는 상징으로서 자부심을 높일 수는 있을 것이다.

구자룡 논설위원 bonhong@donga.com
#경항공모함#가가호#항모 쇠퇴론#첨단 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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