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50배 수익’ 해외상품 등장… “사실상 도박판” 논란

  • 동아일보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에
‘삼전닉스 20∼50배’ 파생상품도
12조원 거래… 투자자 손실 주의보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로고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로고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코스피가 1% 오르면 수익률이 150%로 뛰는 파생상품이 상장됐다. 이 상품은 물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주가 수익률을 ±20∼50배로 추종하는 파생상품도 선보였다. 최근 코스피, ‘삼전닉스’와 연계된 파생상품이 나온 뒤 약 12조 원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 위험이 큰 파생상품에 국내 투자자가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청산 가능성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바이낸스에 따르면 이 거래소에선 26일부터 코스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을 ±50배 추종하는 파생상품이 거래를 시작했다. 이 상품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ETF ‘KORU’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결과적으로 코스피 수익률의 150배 레버리지 파생상품이 된 것이다.

코스피가 1% 오르면 수익률은 150%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하면 사실상 원금 회복이 어려운 구조다. 바이낸스는 코스피 수익률 추종 파생상품이 처음 상장한 22일부터 25일까지는 수익률을 ±20배까지만 허용했다가 26일부터 ±50배로 확대했다.

앞서 바이낸스는 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주가 수익률을 ±20∼50배 추종하는 선물 파생상품 거래도 시작했다. 이들 파생상품은 미국 달러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로만 바이낸스에서 거래와 정산을 할 수 있다.

금융거래 시세 조회 웹사이트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바이낸스에 출시된 코스피 파생상품은 22∼27일 7억7392만 달러(약 1조1900억 원)가 거래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추종하는 파생상품 2개의 거래액은 2∼27일 69억4488만 달러(약 10조6800억 원)로 집계됐다. 코스피 파생상품과 합산하면 약 11조8700억 원이 거래됐다.

국내 증시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고위험 상품이지만 국내 투자자도 원화 입출금 계좌가 있다면 제한 없이 업비트, 빗썸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로 테더(USDT)를 구매한 뒤 이를 무국적 거래소인 바이낸스로 보내 거래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투자자들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대거 이런 상품에 투자하면 개인의 손실 위험이 막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금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황이 이렇지만 바이낸스는 해외에 있는 거래소이기 때문에 국내법에 따라 투자자 사전 교육 등 안전장치를 둘 수 없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바이낸스의 코스피 및 삼전닉스 파생상품 투자 열풍에 대해 “반도체주 쏠림 현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면서 “투자자는 해외 거래소의 파생상품은 청산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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