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갈아타기’ 일반 매매보다 까다로워 [이주현의 경매 길라잡이]

  • 동아일보

잔금 완납하면 소유권 취득
등기 시점 조절 안돼
경락잔금도 대출규제 대상

이주현의 지지옥션 전문위원
이주현의 지지옥션 전문위원
더 좋은 입지의 단지로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 상급지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자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는 경매시장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경매를 통한 갈아타기는 일반 매매를 통한 갈아타기보다 검토해야 할 요소가 많다. 세금과 대출은 물론이고 낙찰 가능성, 잔금 납부 일정, 입주 시점, 명도 문제까지 고려해야 한다. 실무상 주의할 부분을 정리해 보겠다.

첫째, 기존 주택을 먼저 매도한 뒤 경매로 새 주택을 취득하려는 방식은 예상보다 부담이 클 수 있다. 경매는 일반 매매와 달리 원하는 시점에 매수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입찰에 참여해도 낙찰을 장담할 수 없고 눈여겨본 경매 물건이 있더라도 진행 과정에서 채무 변제 등으로 경매가 취하되거나 매각 절차가 취소되는 변수도 존재한다.

둘째, 경매를 통해 주택을 취득하더라도 세법 적용은 일반 매매와 같다. 기존 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낙찰을 받으면 일시적 2주택으로 분류된다. 비과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종전 주택의 보유 기간, 조정대상지역 여부 및 거주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결국 기존 주택 취득 시기와 매도 시점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일반 매매와 다르지 않다.

경매는 잔금 납부와 동시에 소유권을 취득한다. 일반 매매처럼 소유권이전등기 접수가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경락 대금을 완납한 시점을 취득 시기로 본다. 따라서 소유권이전등기 시기를 조절하는 방식은 실질적인 절세 전략이 될 수 없다.

셋째, 자금 조달 계획은 낙찰받기 이전에 결론을 내야 한다. 자금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찰에 들어가는 것은 리스크에 해당한다.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일시적으로 현금 흐름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고 경락잔금대출을 취급하는 금융기관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행된 6·27 대출 규제는 경락잔금대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일반 매매와 마찬가지로 대출 실행 후 6개월 내 전입 의무와 기존 주택 처분 조건이 적용되는 만큼 꼼꼼한 자금 조달 계획이 필요하다. 다만 명도 절차 등으로 실제 입주가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별도의 심사를 통해 전입 기한 연장 여부를 검토하기도 한다.

경매는 일반 매매처럼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나누어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다. 낙찰 이후 매각허가결정과 확정 절차가 진행되고 이후 법원이 정한 기한 내에 잔금을 모두 납부해야 한다. 실무상으로는 낙찰 후 약 6주 안에 자금을 준비해야 한다고 보면 된다.

넷째, 입주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낙찰 이후에도 매각 허가 절차와 점유자의 명도 과정을 거쳐야 실제 입주가 가능해서다. 실무상으로는 잔금 완납 후 3∼6개월 기간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점유자와의 협의 여부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고 명도를 마친 후에는 인테리어 공사 기간 등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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