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대개 새것의 패기에 먼저 박수를 보낸다. 더 높이 오르고 마침내 앞선 세대를 넘어서는 기세는 언제나 눈길을 끈다. 이 시도 얼핏 보면 새 대나무가 묵은 대나무를 넘어서는 자연의 이치를 노래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예로부터 사람들은 이 짧은 시를 부모와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노래로 받아들여 왔다. 그 까닭은 분명하다. 새 대나무가 더 높이 자라는 것은 제 힘만이 아니라, 먼저 뿌리내린 묵은 대나무가 버팀목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성장에는 재능이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기대 설 어깨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흔히 제자가 스승을 넘어설 때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며 기뻐한다. 참 반가운 일이다. 다만 그 기쁨 뒤에 있는 스승의 수고 또한 함께 떠올릴 만하다. 자기 시간을 내어 길을 보여주고, 서툰 시절의 실패를 참고 기다려주는 수고와 희생 말이다. 처음부터 단단한 걸음은 드물다. 그 더딘 시간을 묵묵히 지켜봐 준 존재가 스승이었다. 스승의 수고는 앞에서 빛나기보다 뒤에서 묵묵히 받쳐 주는 쪽에 더 가깝다. 그래서 제자가 한 걸음 더 나아갈 때 스승은 기뻐하고, 마침내 더 높이 설 때 더 큰 보람을 느낀다. 그 순간 스승의 수고도 가장 값지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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