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의 슬픔은 동선에서 드러난다. 시인은 쑤저우(蘇州)의 옛 성문을 다시 찾는다. 지난날 아내와 함께 들어왔던 곳이다. 세상은 멀쩡한데 사람만 달라졌다. 그는 자신을 반쯤 말라 버린 오동에, 짝을 잃은 원앙에 겹쳐 놓는다. 반은 이미 죽은 듯한 처지요, 날갯짓조차 갈 곳을 잃었다.
시 후반의 아픔은 더 구체적이다. 들풀 위 이슬이 마른다. 아침 햇살만 닿아도 사라지는 것, 그 덧없음으로 사람 목숨의 짧음을 떠올린다. 이어 시선은 옛집과 새 무덤 사이를 오간다. 한쪽에는 함께 살던 시간이 남아 있고, 다른 한쪽에는 먼저 떠난 사람이 누워 있다. 그래서 그는 두 곳 어디에서도 쉽게 발을 떼지 못한다. 남은 사람의 비애란 어느 한 곳으로도 완전히 갈 수 없는 데 있다. 죽음은 한 사람을 데려가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남은 사람의 일상에서도 익숙한 온기를 조금씩 걷어간다. ‘자고천’은 곡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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