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쇼크 장기화] 26일 2차 석유 최고가 결정 앞두고
주유소 “저장탱크 꽉 채울만큼 발주”
정유사들, 수요 급증하자 제한 배정
檢, 담합의혹 정유사 4곳 압수수색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첫 주에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하락 전환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5∼19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72.3원 내린 1천829.3원이었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96.5원 하락해 1천828.0원을 기록하며 큰 낙폭을 보였다. 22일 서울의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6.03.22. 뉴시스
유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주유소마다 휘발유 주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고가격제’ 가격 상한선 인상을 우려한 일선 주유소들은 미리 재고를 확보하려 하고, 정유사는 공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선 자영 주유소 사장들이 최근 정유사와 소매 유통업체에서 주문 물량과 관련해 ‘제한 배정’ 통보를 받고 있다. 주유소들은 26일 2차 석유 최고가격 결정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공급 가격이 저렴할 때 주유소 저장탱크를 꽉 채워 놓기 위해 이른바 ‘풀탱(풀탱크)’ 발주에 나선 상태다. 주유소 대부분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많은 양을 주문하자 정유사들이 지난해와 동일한 물량만 주는 제한 배정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내 자영 주유소의 한 사장은 “지금 저장탱크를 꽉 채우면 4월 말까지 판매할 수 있다”며 “평소라면 변동성을 감안해 최대 2주 물량만 받아 놓는데 지금은 가격이 오를 게 명백해 최대한 물량을 받아 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주유소 사장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도 “(저장)탱크를 꽉 채워 놓고 싶은데 물량을 더 안 준다”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서 13일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최고가격제를 도입하고, 2주마다 이를 조정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주유소들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 가격 인상 전 물량을 많이 받아 두는 게 중요해졌다.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27일부터 적용되는 공급 가격이 오를 게 유력해지자 주유소에서 인상 전 집중 주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공급은 줄어드는데 수요가 급증하자 석유 제품이 제때 도착하지 않는 상황도 생기고 있다. 또 다른 서울 주유소 사장은 “아침에 주문하면 당일 오던 기름이 하루 이틀 넘겨 도착하고 있다”며 “가격도 가격이지만 기름을 충분히 받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제도 시행 전부터 2주 뒤 가격이 예측된다면 그 전에 수요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계속 의견을 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이날 오전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4곳과 이들을 회원사로 둔 사단법인 대한석유협회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로 꼽히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국내에 유통되는 유류 등의 가격을 담합해 임의로 조정한 게 아니냐는 혐의를 받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