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휘율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가 지난해 4월 충북 청주에서 열린 청남대울트라마라톤 100km에 출전해 질주하고 있다. 2008년 10km 단축마라톤 출전을 계기로 달리기에 빠진 김 교수는 마라톤 42.195km 풀코스 73회, 100km 이상 울트라마라톤 25회를 완주한 ‘철각’이다. 김휘율 교수 제공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김휘율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64)는 2008년 가을 건국체육회에서 단체로 출전한 10km 단축마라톤 대회 참가를 계기로 달리기에 빠져들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마라톤 풀코스와 울트라마라톤을 98회 완주한 ‘철각’이 됐다. 15일 열린 2026 서울마라톤 겸 제96회 동아마라톤까지 풀코스만 73회, 100km 이상 울트라마라톤을 25회 완주했다.
“과거에는 스포츠를 즐겼지만 달리는 것엔 약간 두려움이 있었어요. 스노보드 타다 발목을 크게 다쳐, 등산은 했지만 달리기는 하지 않던 때였죠. 그런데 (건국)체육회 임원 모두 10km 마라톤에 참가하기로 한 겁니다. 저도 이사라 어쩔 수 없이 참가할 수밖에 없었고, 걷기부터 시작해 천천히 달리며 약 6개월 연습했어요. 대회 날 너무 힘들어 중간에 포기하려고 했죠. 그런데 건국체육회 조끼를 입고 있다는 자존심 때문에 끝까지 달렸죠.”
55분42초에 완주했다. 10km이지만 마라톤 첫 완주의 기쁨은 컸다. 꾸준히 달리니 발목 통증도 없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2009년 9월 하프마라톤을 1시간48분50초에 완주했다. 그해 11월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4시간27분50초를 기록했다. 2011년까지 풀코스를 연 1회 완주했지만 기록은 4시간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록 욕심은 크게 없었지만, 훈련한 만큼 기록이 안 나왔다. 분석해 보니 혼자 훈련했기 때문이란 결론에 이르렀다.
2012년 초 집(경기 성남시) 근처에서 활동하는 동호회 ‘분당검푸마라톤’에 가입했다. 그러자 펄펄 날았다. 그해 3월 동아마라톤에서 3시간46분45초를 기록해 ‘서브포’(4시간 미만 기록)를 달성했다. 같은 해 가을엔 3시간28분11초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매주 일요일 아침에 모여 2∼3시간씩 회원들과 함께 달리고, 훈련 후 막걸리 한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교류가 운동의 지속성을 높여줬어요. 실력이 비슷한 회원들끼리 달리고, 서로 응원해 주며 뛰니 실력이 빨리 향상됐죠. 2022년엔 동호회 회장도 했습니다.”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에도 발을 들였다. 2013년 ‘불수사도북’(서울 북쪽의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5산 종주 43km를 12시간37분32초에 완주했다. 그는 “북한산 의상봉 능선을 오를 땐 숨이 막힐 정도로 힘들지만 자연을 달리는 재미가 좋았다”고 했다. 지금까지 불수사도북인(인왕산) 6산 종주 등 거리 42km 이상 트레일러닝을 7회 완주했다.
2014년부터는 100km 넘는 울트라마라톤에도 출전했다. 그해 6월 울산에서 열린 태화강울트라마라톤 100km를 12시간28분13초에 완주했다. 100km를 비롯해 200km, 국토 횡단 308km, 국토 종단 622km에도 도전했는데 13번은 포기하고 2회는 기상 악화 등으로 대회가 중도에 중단되기도 했다. 울트라마라톤은 풀코스와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마라톤 풀코스는 35km 이후 정신적, 육체적으로 완전히 고갈되는 극한 싸움입니다. 울트라마라톤은 1km당 7분 30초∼8분대의 느린 페이스로 달리기 때문에 힘들지 않아요. 무릎이나 관절에도 크게 무리가 가지 않죠. 저녁에 출발해 이튿날 아침까지 14∼15시간을 달리면서 낯선 참가자들과 밤새 이야기를 나누죠. 그 덕분에 인적 네트워크도 넓어졌어요. 완주는 중요하지 않아요. 도전한다는 그 자체로 즐겁습니다.”
김 교수는 ‘마라톤 전도사’ 역할도 하고 있다. 테니스와 골프를 즐기던 친형 김치율 씨(67)가 김 교수의 권유로 하프마라톤에 이어 풀코스, 울트라마라톤까지 달렸다. 딸 김선경 씨(32)도 지난해 첫 풀코스에 도전해 서브포(3시간58분)를 했고, 두 번째 도전에서 3시간48분을 기록했다. 학교 제자들에게도 5∼10km 달리기를 권유하고 있다.
김 교수는 아이스하키도 한다. 아들이 초등학교 시절 아이스하키를 배울 때 데려다주고 기다리다 부모 동호회 팀(파파팀)에 합류했다. 그는 주중 1회 혼자 달리고 금요일에 아이스하키, 토요일에 등산, 일요일에 마라톤 훈련이나 대회 출전이라는 루틴을 지키고 있다.
“달리기는 몸도 건강해지지만 집중력도 높여 줍니다. 외과 수술은 장시간 서서 섬세한 작업을 해야 하는 만큼 체력과 집중력이 중요합니다. 달리면서 수술도 더 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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