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규모 7.5 최악 강진…“사망자 10만명 넘을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25일 16시 03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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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국가인 베네수엘라에서 24일 규모 7.2와 7.5 강진이 30여초 간격으로 발생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인명 피해가 집계되지 않은 가운데 최대 10만 명 사망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 명∼10만 명일 확률을 44%, 1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을 30%로 각각 예측했다.

올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 군사작전으로 강제 축출됐고, 고질적인 경제난과 치안 불안 등을 겪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원활한 구조 및 복구 작업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피해가 커지자 유엔, 미국, 중남미 국가 등이 구호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 베네수엘라서 126년만에 가장 큰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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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약 160㎞ 떨어진 카리브해 연안 모론 마을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39초 만에 인근 지역에서 규모 7.5의 강진이 또다시 발생했다. CNN 등은 두 번째 발생한 지진이 1900년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규모라고 전했다.

연쇄 강진으로 카라카스 시내 건물이 크게 흔들렸고, 주민들은 건물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또 노후화된 건물 중 많은 수가 무너지거나 크게 파손됐다. AP통신에 따르면 1700㎞ 떨어진 이웃 국가 브라질의 아마존 산림지대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긴급 TV 연설을 통해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7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십채 건물이 붕괴했으며, 우리는 신이 허락하는 생명들을 구하기 위해 힘겨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북부의) 라과이라는 진정한 비극에 직면했으며, 재난 지역이 됐다”고 했다. 현재까지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은 라과이라주(州)로, 구조대가 붕괴한 건물을 수색 중이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은 베네수엘라 공휴일이어서 많은 주민들이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터라 피해와 혼란이 더욱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밖으로 대피한 카라카스 주민 로베르토 가마스는 AP통신에 “건물이 정말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믿기지 않을 정도로 흔들림이 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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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주민들이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주택들이 붕괴되고 일부 건물들은 외벽이 심하게 손상됐다. 지진 직후 여러 지역에서 전기가 끊기고, 통신망도 먹통이 됐다. 영상에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가족을 찾아 헤매는 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주민들은 무너져 내린 벽을 보고 충격을 받은 채 바닥에 앉아 반려 동물 등을 안고 흐느꼈다. 건물 외벽이 무너지며 집안 내 가구들이 외부에 그대로 드러났고, 평소 식당가였던 자리에는 먼지 기둥이 치솟았다. 카라카스 알타미라 지역에선 22층짜리 건물이 완전히 파괴된 모습도 목격됐다.

주요 기반 시설도 마비됐다. 지진 여파로 카라카스 외곽의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이 폐쇄됐고, 건물 내 가스 공급이 차단됐다. 지하철 운행 중단과 휴교령도 내려졌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부 장관은 이번 지진의 진동이 여러 주에서 감지됐다면서 “건물과 주택들이 무너져 현재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 수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 카리브판과 남아메리카판 경계에 위치해 지진 잦아

중남미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24일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위를 한 남성이 건너가고 있다. 이날 지진은 규모 7.2와 7.5로 베네수엘라에서 126년 강진이 39초 간격으로 발생해 수십채 건물이 붕괴했고,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7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두 번째 지진은 이 나라에서 1900년 이후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였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는 사망자가 1만명∼10만명일 확률을 44%, 1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을 30%로 각각 예측했다. 카라카스=AP뉴시스
중남미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24일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위를 한 남성이 건너가고 있다. 이날 지진은 규모 7.2와 7.5로 베네수엘라에서 126년 강진이 39초 간격으로 발생해 수십채 건물이 붕괴했고,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7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두 번째 지진은 이 나라에서 1900년 이후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였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는 사망자가 1만명∼10만명일 확률을 44%, 1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을 30%로 각각 예측했다. 카라카스=AP뉴시스
이번 강진이 발생한 베네수엘라 북부는 카리브판과 남아메리카판의 경계에 위치해 지진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다. 또 베네수엘라 내에서도 인구 밀집 지역에 해당해 피해가 더욱 컸다.

베네수엘라에선 1967년 카라카스 지진으로 240명이 사망했고, 1997년 북동부 카리아코 지진으로 73명이 사망한 바 있다. 1812년 3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와 메리다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약 3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가 커지자 유엔과 중남미 국가들이 베네수엘라 정부 측에 피해 복구 동참 의지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미국은 기꺼이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모든 정부 기관에 신속하게 움직일 준비를 하도록 지시했다”며 “우리의 새롭고 소중한 친구들을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 썼다.

● ‘불의 고리’ 日서도 강진 발생

한편 일본에서도 25일 강진이 발생했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반경 혼슈 북부 아오모리현에서 규모 6.9 지진이 일어났다. 진원은 이와테현 앞바다로 지진 발생 깊이는 50㎞로 추정됐다. 쓰나미 주의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6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오모리현과 700㎞ 이상 떨어진 도쿄에서도 건물 흔들림이 관측돼 일부 빌딩의 엘리베이터 운행이 정지되는 등 불편이 발생했다. JR 도호쿠신칸센 일부 구간도 운행이 정지됐다가 재개됐다.

일명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를 끼고 있는 일본에선 최근 지진이 잇따랐다. 혼슈 북부, 홋카이도 남부에서는 올 4월 규모 7.4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일어난 지역 인근에서 향후 1주일 간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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