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광화문 공연 D-2]
“티켓 예매 못했어도 즐길거리 많아”… 광화문광장-세종문화회관서 인증샷
“英 비틀스 애비로드처럼 명소 될것”
한국 역사-민주주의로 관심 넓혀
명동-종로도 외국인 관광객 북적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사흘 앞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찾은 팬들이 BTS 새 앨범 홍보 문구로 장식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연을 보기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는 팬들이 늘면서 광화문이 영국 런던의 ‘애비로드’와 같은 상징적인 장소로 거듭날지 주목받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광화문이 한국에서 얼마나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공간인지 알게 됐어요.”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프랑스인 로라 데브릴 씨(27)는 아직 설치 중인 방탄소년단(BTS) 무대를 연신 카메라에 담았다. 실은 그는 이날 공연 티켓 예매에 실패했다. 하지만 BTS 팬덤 ‘아미(ARMY)’로서 현장에 동참하려 비싼 돈을 주고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데브릴 씨는 “6년 전 취업 준비 때 BTS 음악에 위로받고 힘도 얻었다”며 “국립중앙박물관 팝업스토어와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 등도 빠짐없이 즐길 계획”이라고 했다.
20일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으로 컴백하는 BTS의 21일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전 세계 ‘아미’들이 속속 서울로 집결하고 있다. 벌써부터 팬들은 성지 순례하듯 BTS 래핑이 있는 세종문화회관을 찾고, 소셜미디어엔 ‘인증샷’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영국 런던 애비로드가 비틀스 팬들의 세계적인 관광 스폿이 된 것처럼, 광화문광장도 “21세기 비틀스”(영국 BBC방송) BTS를 따르는 아미들에겐 상징적인 명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광화문, ‘한국의 애비로드’ 되나
BTS 컴백 무대가 설치 중인 광화문광장 일대는 평소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인근 명동과 종로 등에서도 관광과 쇼핑을 즐기는 아미들을 발견하기 어렵지 않다.
현장에서 만난 아미들은 광화문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도 큰 관심을 내비쳤다. 벨라루스에서 온 밀라나 루닥 씨(26)는 “BTS 컴백 공연을 계기로, 광화문 자체도 아미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지영 한국외국어대 세미오시스연구센터 연구교수도 “광화문광장은 조선 왕이 백성을 만나던 공간이자, 한국 현대사에선 민주주의의 상징 같은 장소”라며 “앨범 ‘아리랑’을 통해 뿌리를 이야기하려는 BTS가 이를 보여줄 공간으로 광화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미들의 서울 나들이는 이미 가시적인 ‘BTS 특수’로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13∼15일 명동점 K팝 특화 매장 ‘K-웨이브존’의 BTS 굿즈 매출은 전주 대비 약 190%나 증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정가 4만9000원인 공식 응원봉이 20만∼30만 원대에 거래되기도 한다.
유통업계도 ‘아미맞이’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LF 헤지스 플래그십 스토어는 공연 기간 매장 외관을 보라색으로 꾸미고, 신세계면세점은 BTS 굿즈 판매를 확대한다. 아워홈은 인천국제공항에서 BTS 멤버들의 기호를 반영한 한정 메뉴를 선보인다.
전문가들은 광화문 공연을 기점으로 BTS 컴백이 관광 소비까지 아우르는 복합적 경제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약 2조9000억 원의 매출과 53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 창출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3300만 명이 넘는 ‘초국가적 팬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으로 꼽히는 BTS 아미는 ‘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청춘을 위한 사랑스러운 대변자)’의 약자다. 팬 플랫폼 위버스 가입자만 3368만 명에 이르며,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비공식 네트워크를 포함하면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아미가 특히 주목받은 건 2016년 무렵이었다. 당시 미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줄곧 독차지했던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BTS가 받았다. 아미가 팬 투표 등에 적극 참여한 덕이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BTS가 월드 스타로 발돋움한 건 열정적으로 활동한 아미의 힘”이라고 평가했다.
아미의 또 다른 특징은 자발성과 조직력이다. 2020년 BTS가 미 인종차별 반대 단체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자, 아미는 하루 만에 같은 금액을 모아 ‘매치 기부’를 진행했다.
애비로드(Abbey Road)
영국 런던 세인트존스우드에 있는 도로. 비틀스가 1969년 발매한 11번째 스튜디오 앨범 타이틀로, 앨범 녹음 장소가 ‘애비로드 스튜디오’다. 특히 존 레넌 등 멤버 4명이 일렬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을 담은 앨범 커버는 ‘팝음악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으로 꼽히기도 한다. 미국 CNN에 따르면 하루 1000명 이상이 사진을 찍는 ‘비틀스 성지순례 명소’로 자리 잡았다. 영국은 2010년 애비로드 횡단보도를 ‘2급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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