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연골 안써야 안닳는다? 되레 움직여야 회복돼[노화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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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년 3월 5일 15시 49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릎·엉덩관절 등에 흔히 발생하는 골관절염은 전 세계 5억 9500만 명 이상이 영향을 받는 만성질환이다. 의학 저널 랜싯(The Lancet)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이 수치는 2050년까지 10억 명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 국내 환자 수는 300만 명 이상( 2023년 기준 건강보험공단 통계)이다.

골관절염은 뼈 끝을 덮어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이 손상되면서 통증과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평균 수명의 증가, 점점 더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생활 방식, 그리고 과체중·비만 인구 증가가 관절염 환자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운동, 최고의 예방법이자 핵심 치료법
여러 국제 진료 지침에 따르면 운동은 골관절염 치료의 핵심 방법으로 약물 치료보다 먼저 권고되는 1차 치료다.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운동 치료는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 효과가 진통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운동이 왜 골관절염 관리에 중요한지 이해하려면 관절의 구조와 기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꾸준한 ‘움직임’이 필요한 관절 연골
연골의 가장 큰 특징은 혈관이 지나가지 않는 조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연골은 움직임에 의존해 영양을 공급받는다. 걷기처럼 관절에 체중이 실릴 때 연골은 스펀지처럼 압축되면서 관절액을 밖으로 밀어내고, 다시 새로운 영양분을 흡수한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영양분과 자연적인 윤활 물질이 순환하며 관절 건강을 유지하게 된다. 이 때문에 골관절염을 단순히 연골이 닳아 통증 수용체가 있는 뼈끼리 맞닿는 질환으로 보는 개념은 정확하지 않다고 물리치료 전문가인 아일랜드 리머릭대학교 보건과학대학 클로다 투미(Clodagh Toomey) 부교수가 비영리 학술 매체 더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을 통해 지적했다.

투미 박사에 따르면 관절은 단순히 닳아 없어지는 구조가 아니다. 골관절염은 마모와 회복이 동시에 일어나는 장기적인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규칙적인 움직임과 운동이 관절 유지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골관절염, 관절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
골관절염은 관절액, 뼈, 인대, 주변 근육, 그리고 움직임을 조절하는 신경까지 관절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치료 목적의 운동은 이러한 요소들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근육 약화는 골관절염의 초기 신호 가운데 하나이며 근력 운동으로 개선될 수 있다. 특히 대퇴 사두근(허벅지 앞쪽 근육) 강화는 무릎 관절염 예방과 진행 억제의 핵심으로 꼽힌다.

연구에 따르면 근육이 약하면 골관절염 발생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질환이 더 빠르게 진행될 위험도 커진다. 또한 신경과 근육의 조절 능력은 신경근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

운동, 전신 건강에도 도움
연구에 따르면, 운동은 골관절염뿐 아니라 26개 이상의 만성질환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관절염의 경우 운동은 연골과 근육을 강화하는 것뿐 아니라 염증, 대사 변화, 호르몬 변화 같은 질환의 원인 요소에도 영향을 준다. 영국의학저널(BMJ)에 지난해 11월 게재된 메타 분석에 따르면, 걷기·자전거 타기·수영 등 유산소 운동은 저항운동·스트레칭·요가 등 다른 형태의 운동보다 통증 완화와 운동 기능 향상 효과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은 체중 관리를 통해 관절염을 개선할 수 있다. 비만은 특히 골관절염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단순히 체중이 늘어 관절에 부담이 커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혈액과 관절 조직에서 염증성 물질이 증가하면 연골이 손상되고 질환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염증 수치를 낮추고 세포 손상을 줄이며 유전자 발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BMJ에 게재한 논문을 주도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보건과학대학의 스테파니 무나즈(Steffany Moonaz) 박사는 “유산소 운동은 전신 혈류를 증가시켜 영양분 공급을 촉진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며 부종을 감소시킨다”라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술보다 ‘운동’이 먼저
현재까지 골관절염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약물은 없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의학자들이 ‘15-프로스타글란딘 탈수소효소’(15-PGDH)라는 노화 촉진 효소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생쥐의 연골 재생을 유도하는 실험에 성공해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인간 대상 시험에서 같은 효과를 확인해야 하고 안전성 등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임상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일반적인 외과적 치료법은 관절경을 이용한 변연절제술(일명 ‘관절 청소’) 같은 보존적 수술부터 인공관절 치환술까지 있다. 관절 치환술은 일부 환자에게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지만 큰 수술이며 모든 환자에게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운동을 먼저 시도하고 골관절염의 모든 단계에서 꾸준히 운동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운동은 부작용이 훨씬 적고 추가적인 건강 이점도 많다.

골관절염은 근력, 염증, 대사 상태, 생활 습관 등 다양한 요소가 질환의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

관절 건강 개선을 목표로 하는 규칙적인 운동은 이러한 요소들을 동시에 개선하며 연골을 보호하고 관절 전체를 강화하며 전반적인 건강을 향상시키는 강력한 치료법 가운데 하나라고 투미 박사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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