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혁 과제 중 하나로 ‘기간제 2년 제한’ 규제를 검토 대상에 올렸다고 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2년 연속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제도에 허점이 많다. 실태를 파악해 보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노동시장을 왜곡시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온 비정규직 고용 관련 제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정부는 최근 청와대를 중심으로 재정경제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참여하는 노동개혁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5인 이상 기업이 비정규직 근로자를 2년 이상 고용할 때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을 의무화한 제도도 검토 과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간제 2년 제한 규제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명 ‘비정규직 보호법’의 도입으로 시작됐다. 처음에 비정규직으로 출발한 근로자가 계속 비정규직으로 남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좋은 취지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만 2년을 채우기 전에 기업들이 비정규직 근로자와의 고용계약을 해지하는 일이 일상화됐다.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필요할 때 해고 등 인력 구조조정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제도 도입 후 비정규직 비중은 줄지 않고 근로자의 고용유지 기간만 짧아졌다.
비정규직 근로자들 입장에서도 2년마다 새 직장을 찾아야 하는 부담이 크다. 대기업들마저 경력직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경력과 전문성을 쌓을 기회도 제한된다. 그래서 2년을 3∼4년으로 연장하자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정규직을 써야 할 일자리까지 비정규직으로 바뀔 것이란 정규직 중심 대형 노조들의 반발에 막혀 번번이 무산돼 왔다.
한국 사회에선 현실과 괴리된 노동 규제가 선한 취지와는 정반대 결과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돼 왔다. 한 주에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하루 치 일당을 더 주도록 한 ‘주휴수당’ 제도로 인해 ‘주 15시간 미만 알바’ 등 초단시간 근로자가 급증한 게 그런 예다. 경직된 비정규직 보호법은 사회에 처음 진출한 청년에게서 경력 축적의 기회를 빼앗고, 직업 안정성도 떨어뜨리는 굴레가 됐다. 이제 냉정하게 득실을 따져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