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임종성-김규환 포함 3명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 착수
윤영호 진술 토대, 압수수색 검토
정부, 통일교에 재산목록 제출 요청
경찰이 여야 정치권 인사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피의자로 입건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내사(입건 전 조사)를 벌이던 전 전 장관 등 3명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고, 일부에겐 최대 공소시효가 15년인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죄도 함께 적용했다.
수사팀은 여야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추가 접견도 준비하고 있다. 전 전 장관에게 현금 4000만 원과 까르띠에 불가리 등 명품 시계 2개를, 임 전 의원과 김 전 의원에겐 총선을 앞두고 각각 현금 수천만 원을 줬다는 게 윤 전 본부장의 주장이다. 수사팀은 전날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전 본부장을 3시간가량 접견해 조사한 바 있다. 윤 전 본부장을 비롯해 금품을 제공한 통일교 관계자들도 입건됐다.
경찰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 등을 토대로 조만간 강제수사를 통한 증거물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품 수수 당사자로 지목된 전현직 의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준비 중이다. 일부 피의자와는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특검에서 넘겨받은 각종 기록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대한 신속히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통일교 측에 재산 목록의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통일교를 겨냥하며 종교단체 해산 필요성을 거론한 가운데, 정부가 교(敎)의 재산을 관리하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유지재단’에 재산목록을 달라고 한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서류상 미비한 점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윤 전 본부장은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에 대해 ‘발 빼기’로 일관했다. 그는 “만난 적도 없는 분들에게 금품을 제공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세간에 회자되는 부분도 제 의도와는 전혀 (관계없다), 저는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했다는 기존 입장에 대해서도 “배달 사고가 있었다”며 번복하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윤 전 본부장의 폭로 이후 이 대통령이 통일교를 겨냥해 해산을 언급하고, 교단에서도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고 발표하는 등 압박이 이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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