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4억 중국도 못 이뤄낸 월드컵 본선의 꿈, 소국 퀴라소가 현실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9일 15시 28분


퀴라소의 수비수 로숀 반 에이마(가운데)가 19일 자메이카 킹스턴의 인디펜던스파크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북중미 3차 예선 B조 최종 6차전에서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날 0-0 무승부를 기록한 퀴라소는 B조 1위로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킹스턴=AP 뉴시스
퀴라소의 수비수 로숀 반 에이마(가운데)가 19일 자메이카 킹스턴의 인디펜던스파크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북중미 3차 예선 B조 최종 6차전에서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날 0-0 무승부를 기록한 퀴라소는 B조 1위로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킹스턴=AP 뉴시스


인구 15만 명의 소국 퀴라소가 인구 14억 명의 중국도 실패한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퀴라소는 19일 열린 북중미 월드컵 북중미 3차 예선 B조 최종 6차전에서 자메이카와 0-0으로 비겼다. 승점 12(3승3무)로 조 선두를 지킨 퀴라소는 2위 자메이카(승점 11)를 1점 차로 제치고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북중미 3차 예선은 12개국이 3개 조로 나뉘어 경쟁한 뒤 각 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인구 15만6115명의 카리브해 섬나라 퀴라소는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인구가 가장 적다. 종전 기록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던 아이슬란드(당시 35만 명)다. 퀴라소의 국토 면적은 444㎢로 한국 서울시(605.200km²)보다 작다.

북중미 월드컵은 본선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그동안 ‘지구촌 축구 축제’를 TV로만 지켜봤던 여러 국가들이 동화 같은 이야기를 쓰며 본선에 합류하고 있다. 퀴라소의 합류로 월드컵 본선 데뷔전을 치르게 된 국가는 4개국이 됐다. 앞서 요르단과 우즈베키스탄, 카보베르데가 본선행을 확정했다. 인구 14억 명의 중국은 아시아 예선에서 탈락했다. 중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것은 2002 한일 월드컵이 유일하다.

퀴라소 축구 국가대표팀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78·네덜란드) 감독이 지난해 1월부터 지휘봉을 잡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독일 월드컵 토고전(2-1·한국 승)에서 한국의 첫 방문 월드컵 승리를 이끌었으나 16강 진출엔 실패했다.

퀴라소 대표팀엔 네덜란드, 잉글랜드 등 유럽 무대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다. ‘백전노장’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의 조직력을 끌어올려 기적 같은 월드컵 본선행을 이뤄냈다. 10년 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0위였던 퀴라소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지도 아래 성장을 거듭하더니 랭킹이 82위까지 올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가족 문제로 이날 자메이카전에선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 그가 월드컵 본선에도 퀴라소를 지휘할 경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이 작성한 본선 최고령 사령탑 기록(71세)을 갈아치우게 된다.

퀴라소는 북중미 월드컵 조추첨에서 4번 포트로 분류돼 2번 포트 진입이 사실상 확정된 한국(22위)과 같은 조에 배정될 가능성이 있다. 독일 월드컵 당시 코치로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했던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스승과 지략 대결을 펼치게 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북중미 월드컵 유럽에선 스코틀랜드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몰아치며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스코틀랜드는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덴마크를 4-2로 꺾었다. 스코틀랜드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8년 만이다. 전날까지 조 2위였던 스코틀랜드는 이날 승리로 승점 13(4승 1무 1패)을 쌓아 덴마크(승점 11·3승 2무 1패)를 제치고 조 1위에 올랐다.

#소국 퀴라소#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딕 아드보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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