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 충돌 방지” 대화 재개 시도
군이 17일 북한에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기준선 설정을 위한 남북 군사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때 설치된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상당수 유실되면서 생길 수 있는 우발적 충돌을 막자는 취지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부터 진행된 대북 확성기 철거 및 대북 심리전 방송 중단, 일부 실기동 훈련 연기에 이은 남북 대화 재개 시도로 풀이된다.
국방부 김홍철 국방정책실장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최근 북한군이 DMZ 내 MDL 일대에서 전술도로와 철책선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원의 MDL 침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우리 군은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통해 MDL 이북으로 퇴거토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DMZ 내 긴장이 높아져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된다는 것.
김 실장은 “이런 상황은 정전협정 체결 때 설치된 MDL 표식물이 상당수 유실돼 일부 지역의 경계선에 대한 남북 간 인식 차 때문”이라며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해 MDL 기준선 설정을 논의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담 일정과 장소 등은 판문점을 통해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의 긍정적이고 빠른 호응을 기대한다”고 했다.
남북 군사회담은 9·19 남북 군사합의 후속 조치를 논의한 2018년 10월 제10차 남북 장성급 회담 이후 열린 적이 없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최근까지 유엔사령부 채널로 MDL 기준선 설정을 협의하자고 북한에 여러 차례 통보했는데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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