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56)와 자민당 신임 총재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출처 위키피디아·AP 뉴시스
일본 집권 자민당이 1999년 후 26년간 연립정부를 꾸려왔던 공명당으로부터 10일 전격 ‘결별’을 통보받았다. 속히 새 연정 파트너를 찾지 못하면 2012년 이후 13년 만에 야당에 집권당 자리를 뺏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일 자민당 신임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재 또한 이달 중순 국회의 총리 지명 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새 연정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의 유력 주자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56) 대표는 10일 “총리를 맡을 각오가 돼 있다”며 정권교체론에 불을 붙였다. 총리 지명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치열한 정권 창출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 야권의 다마키 “총리 맡을 각오 됐다”
다마키 대표는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이 붕괴된 10일 당일 X에 “총리를 맡을 각오가 돼 있다”며 사실상 총리 지명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 자신을 차기 총리 후보로 언급한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고도 밝혔다.
다만 다마키 대표는 11일 국민민주당과 입헌민주당이 안보, 에너지 등 주요 의제에서 적지 않은 노선 차이가 있다며 “현재의 입헌민주당과는 (연정을) 짤 수 없다”고 했다. 그 대신 공명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모색할 뜻을 시사했다. 공명당을 지렛대로 입헌민주당과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분석이 제기된다.
공명당은 이번 선거의 ‘캐스팅보터’로 부상하고 있다. 사이토 데쓰오(斉藤鐵夫) 공명당 대표는 당초 10일만 해도 “총리 선거 시 다카이치 총재에게도, 야당 후보에게도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그가 “정치 상황을 보고 당과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총리 지명 선거는 중의원(하원) 전체 465석 중 과반을 얻는 후보가 이기는 구조다. 현재 자민당 196석, 입헌민주당 148석, 일본유신회 35석, 국민민주당 27석, 공명당 24석 등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자민당은 단독 과반에 37석 부족하다. 다만 제1~3야당의 의석을 모두 합해도 210석이어서 역시 단독 과반은 힘들다. 이로 인해 1차 투표에서는 과반을 얻는 후보가 나오기 힘들고 결선 투표가 치러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결선 투표에서는 과반이 아닌 최다 득표한 후보가 총리에 오른다.
● 다카이치 ‘운명의 1주일’
다카이치 총재는 공명당으로부터 결별을 통보받은 뒤 “(내가 아닌 다른) 누가 신임 (자민당) 총재가 됐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강경 보수 노선 때문에 연정이 결별된 것은 아니라며 책임론을 일축하는 모양새다.
다카이치 총재는 당장 ‘포스트 공명당’을 찾는 것이 급하다. 아사히신문은 12일 “자민당이 일본유신회와 접촉하고 있지만 (연정)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논평했다. 자민당은 앞서 국민민주당과의 연정을 모색했지만 확답을 얻지 못했다.
총리 지명 선거는 이달 20일 이후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재가 연정 구성에 나설 시간 또한 1주일 정도에 불과하다. 다카이치 총재는 14일 중의원, 참의원(상원) 양원 의원 간담회를 열어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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