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자금은 연금저축계좌, 개인형 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계좌를 통해 운용할 수 있다. 연금저축계좌와 ISA는 위험 자산 투자 한도가 없지만 IRP와 DC형 퇴직연금계좌에서는 위험 자산에 최대 70%만 투자할 수 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25일 은퇴 시점에 따른 ETF 투자 예시안을 제안했다. 적립기 투자자에게는 △TIGER 미국 S&P500 ETF 50% △TIGER 미국 S&P500 동일가중 ETF 10%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 10% △TIGER 종합채권(AA― 이상)액티브 ETF 30%를 권했다.
김 대표는 “적립기 투자자는 수익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미국에 관심을 갖고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TIGER 미국S&P500 동일가중 ETF는 S&P500을 추종하되 종목별 비중을 0.2%로 동일하게 조정한 상품이다. 김 대표는 “애플 테슬라 같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비중이 197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S&P500을 구성하는 500개 종목에 고르게 투자해 시총 상위 종목들이 출렁일 때 충격받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테크주를 포함시킨 건 중국 정부가 관련 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데다 이들 기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출기 투자자에게는 △TIGER 미국 S&P500 ETF 30%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30%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 TOP10 ETF 10% △TIGER CD 금리플러스액티브 ETF 10% △TIGER 종합채권(AA― 이상)액티브 ETF 20%를 제안했다. 배당을 통해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은퇴를 5∼10년 정도 앞두고는 현금을 받는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 다만 은퇴 후에도 현금을 계속 확보할 수 있다면 인출기 포트폴리오로 바꾸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ETF 투자는 은퇴를 10년가량 앞둔 경우에도 시작하는 게 낫다고 했다. 김 대표는 “S&P500에 10년간 투자한 경우 손실이 난 경우는 없었다. 10년이면 투자하기 충분한 시간이므로 매달 꾸준히 투자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적립기 투자자는 최대한 오래 투자하고, 인출기 투자자는 수익성보다는 원금을 유지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장기 수익률 눈여겨봐야”
올해부터 펀드 내 해외 주식 배당금에 세금 15%를 공제해 주던 혜택이 사라졌다. 이에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김 대표는 “투자자가 받는 혜택이 줄어든 건 맞지만 배당 수익에 대한 비과세 여부만 따지기보다 장기적인 수익률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1월부터 올 1월까지 10년간 미국배당다우존스 NTR 지수 상승률은 267.2%로, 같은 기간 국내 배당주에 투자하는 Fnguide 고배당 TR 지수 상승률 117%의 두 배가 넘는다. 미국배당다우존스 NTR 지수는 배당수익에 대한 세금 15%를 빼고 나머지 배당금을 재투자한 결과를 나타낸다. Fnguide 고배당 TR 지수는 배당금을 전액 재투자한 국내 고배당주 지수를 보여 준다.
김 대표는 “미국배당다우존스 지수는 배당의 지속 성장성을 갖춘 데다 기초 체력이 튼튼한 기업으로 구성돼 배당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장기 수익률도 높다”고 했다. 이어 “배당으로 100을 받던 게 85로 줄어 재투자 효과가 감소하긴 했지만 장기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총수익은 여전히 높다”면서 “게다가 ISA는 만기 때 펀드별로 14% 세액 공제를 받기 때문에 최종 분배금은 99가 된다. 미국 우량 배당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건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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