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턱 밑에 멍울 생기는 침샘 종양, 크기 커지기 전에 제거해야[메디컬 현장]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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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이비인후과의원
두경부 질환의 예방과 치료
침샘 종양, 이하선에서 많이 발생…양성-악성 상관없이 수술로 제거
무리하게 발성하면 영구 변성도…레이저 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

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원장은 한 달 평균 100건 이상의 두경부 질환 수술을 집도한다. 수술 원칙은 최소침습, 무혈수술이다. 
흉터와 수술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3차원 컬러초음파, 내시경, 레이저, 암 특이 항체검사까지 대학병원 못지않은 
장비를 갖추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원장은 한 달 평균 100건 이상의 두경부 질환 수술을 집도한다. 수술 원칙은 최소침습, 무혈수술이다. 흉터와 수술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3차원 컬러초음파, 내시경, 레이저, 암 특이 항체검사까지 대학병원 못지않은 장비를 갖추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관악이비인후과 최종욱 원장은 고려대 안산병원장을 지낸 두경부 질환 명의다.

1998년 두경부 종양과 림프샘을 초음파 유도 세포진 분자생물학적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기법을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 최 원장은 두경부암과 관련한 연구를 비롯해 논문이 250편가량 된다. 그중 20여 편은 해외 저명 학회지에 게재됐다. 최 원장이 개원한 관악이비인후과는 음성, 언어장애, 갑상샘 질환, 편도질환, 후두암, 설암, 인두암 등 두경부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1차 의료기관이다.

최 원장은 “두경부에 발생하는 질환은 대부분 과도한 스트레스나 흡연, 음주와 연관이 있다”며 “성격이 급하고 집중력이 강한 사람도 두경부 질환이 잘 생기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두경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지니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최 원장에게 한국인에게 자주 발병하는 침샘 종양과 성대결절의 예방·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침샘 종양

몸에서 침의 분비를 담당하는 침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크기가 큰 주(主) 타액선과 크기가 작은 소 타액선(부타액선)이다. 주 타액선은 좌우 각 한 쌍씩 존재하는데 이하선(귀밑샘)과 악하선(턱밑샘), 설하선(혀밑샘) 등이 있다. 소 타액선은 혀를 포함한 구강, 볼, 입천장, 인두·후두, 기관지 등 점막 여러 곳에 분포하는 작은 침샘들이다.

이러한 침샘에는 다양한 종류의 종양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크기가 가장 큰 이하선에서 종양이 흔하게 발생한다. 침샘 종양의 70∼80%가 이곳에서 생길 정도다. 보통 침샘 종양이 생기면 귀밑이나 턱밑 또는 구강 내에 멍울이 만져지는데 귀밑에 혹이 만져진다면 이하선 침샘 종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물론 림프샘의 반응성 비대 같은 양성 질환일 가능성도 있다.

이하선 침샘 종양은 수술로 제거한 후 조직 검사를 해보지 않는 이상 악성, 양성을 정확하게 구분하기가 어려운 특징이 있다. 따라서 멍울이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하선 침샘 종양은 먼저 초음파검사로 확인하며 필요한 경우 초음파검사 유도 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시행하고 CT(컴퓨터 단층 촬영), MRI(자기공명영상)와 같은 영상 검사로 추가 진단을 하게 된다. 여기에서 종양이 확인되면 수술로 제거하는데 수술 후 조직 검사에서 약 5% 내지 10%는 암(악성종양)으로 진단돼 필요에 따라 방사선치료를 더 하기도 한다.

침샘 종양은 양성과 악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빠르게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종양의 크기가 작을 때 수술하는 것이 훨씬 쉬울 뿐만 아니라 암으로 진단되더라도 크기가 작을수록 예후가 더 좋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이하선에 생긴 종양은 해부학적인 특징으로 인해 이하선 내부에 얼굴을 움직이는 안면신경이 지나가기 때문에 안면신경 마비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 깊게 수술해야 한다”라며 “침샘 종양은 수술 중 종양을 터뜨리면 재발 위험이 커 침샘 종양 수술은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수술 경험이 많으면 미용적인 면을 고려해 귀밑을 V자형 혹은 작은 S자형으로 절개해 흉터를 최소화하며 배액관을 사용하지 않아 회복이 빨라 수술 다음 날 퇴원을 기대할 수 있다.

성대결절

성대는 우리가 호흡하고 소리를 낼 수 있게 해주는 기관이다. 성대결절은 음성 질환으로 목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서 발병한다. 발성의 문제나 약한 성대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큰소리로 말하거나 자주 소리를 지르고 오랫동안 목을 심하게 사용하는 등 성대의 잘못된 사용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대개 목을 무리하게 사용하고 난 뒤 목이 쉬는 경험을 하지만 단시간 내에 제 목소리로 돌아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속해서 무리하게 성대를 사용하면 성대의 크기와 무게에 변화를 가져오게 되며 영구적으로 변성되기도 한다.

최 원장은 “성대결절은 목소리 혹사로 성대에 염증성 반응이 일어나면서 성대 점막이 두꺼워지는 질환으로 주요 증상은 쉰 목소리”라며 “주로 직업적으로 목을 많이 쓰는 가수, 성우, 상담원 등에서 많이 나타나고 잦은 음주, 흡연으로 인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주요 특징으로는 대화할 때보다는 노래하는 경우 더욱 확연하게 느껴지며 결절이 성대의 진동을 방해해 지연 발성, 고음에서의 분열이나 부드럽지 못한 소리, 중복음, 마찰음 등이 생긴다. 결절의 경과, 남용에 따라 크기, 대칭도가 다르게 나타나며 미세 혈관 확장 등이 관찰되기도 한다.

성대결절이 발생하면 쉰 목소리가 나고 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가벼운 쉰 목소리는 물을 많이 마시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좋아진다. 하지만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자연스러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대화할 때보다 노래할 때 증상이 더 민감하게 느껴진다면 성대결절일 가능성이 크다.

성대결절은 후두 내시경을 목 안에 넣어 목 상태를 직접 관찰해 진단한다. 보통 약물치료와 함께 음성 치료를 병행하면 좀 더 빨리 목소리를 회복할 수 있다. 만약 수술이 불가피할 경우 레이저 수술로 성대 표면은 손상하지 않고 병증 부위만 치료하는 방법으로 원래 목소리를 보존할 수 있다.

성대결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올바른 음성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목에 너무 힘을 주는 습관은 성대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편안한 음역으로 발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음주 후 큰소리를 내는 행동은 좋지 않다. 알코올은 목을 건조하게 만들고 성대 표면을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성대에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평소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쉰 목소리는 인·후두 역류 질환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인·후두 역류 질환이란 위장 속에 머물러야 할 음식물, 위산이 식도로 거꾸로 역류해 목을 자극하는 질환으로 쉰 목소리와 함께 이물감, 통증, 기침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만약 쉰 목소리와 함께 호흡기 증상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


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원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동 대학원 수료
(의학박사, 이비인후과 전문의)
-고려대의대 이비인후·두경부외과장,
주임교수, 안암병원 부원장, 안산병원장 역임
-대한이비인후과 의사회장 역임
-수필가(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정회원)

저서

-지뢰밭으로 걸어가라(도서출판 소금나무)
-다시 찾은 목소리(진수출판사)
-임상 두경부 종양학(고려대학교 출판부)
-자신에 미쳐라(지누 출판사) 외 다수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침샘 종양#성대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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