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전 단계, 약보다 생활습관 교정이 더 효과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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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 200만 명 데이터 분석
운동-식단으로 혈당 등 개선 확인
“신장-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도”

운동을 포함한 전국 규모 건강 프로그램이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운동을 포함한 전국 규모 건강 프로그램이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전국 단위로 시행하는 생활습관 바꾸기 프로그램이 ‘당뇨병 전 단계’ 환자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스칼 겔드세처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당뇨병 전 단계일 때 생활습관을 바꾸면 당뇨병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당뇨병 전 단계는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공복 혈당이 건강한 사람과 당뇨병 환자의 중간인 dL(데시리터)당 100∼125mg 수준이거나 식후 2시간 혈당이 140∼199mg일 때 또는 대사증후군이 있을 때 당뇨병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당뇨병 전 단계로 본다.

연구팀은 식단 및 신체활동에 대한 대규모 개입 프로젝트인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평가했다. 이를 통해 행동 변화 프로그램이 유의미한 당뇨병 예방 전략이라는 증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혈당이 당뇨병 진단 임계치 근처에 다다른 당뇨병 고위험군 환자 2600만 명을 대상으로 9개월 동안 13개 세션의 교육과 훈련을 제공한다. 각 세션은 1∼2시간으로 구성되며 참여자들은 이 기간에 총 16시간 이상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참여 기간 대비 필수로 이수해야 할 시간이 길지 않고 대규모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었다.

연구팀은 이 프로그램이 실제 당뇨병 개선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참여자 중 약 20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혈당, 체질량지수(BMI), 체중, 지방 수치 모두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자들의 평균 BMI는 ㎡당 1.35kg, 체중은 1.35kg 감소했다. 이는 당뇨병,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등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특히 생활습관을 고치는 접근법은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을 투여할 때보다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효과가 컸다고 강조했다.

2050년에는 전 세계 성인 인구의 10%가 당뇨병 환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슐린을 거의 생성하지 못하는 1형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2형 당뇨병은 이와 달리 인슐린을 생성하는 기능이 유전적·환경적 요인으로 저하되면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식단과 신체활동을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프로그램은 일상적인 관리 수준에서 건강을 개선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약 1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번 연구에서 전국 규모로 시행하는 프로그램이 당뇨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국내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
#당뇨#생활습관#교정#당뇨병 전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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