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짜리 머리공격 두차례 성공
“이젠 ‘국내용’ 떼게 돼 기쁘다”

박혜진은 26일 중국 저장성 린안 스포츠 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53kg급 결승전에서 린웨이춘(대만)을 2-1(7-6, 7-9, 12-9)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키 167cm인 박혜진은 13cm가 더 큰 린웨이춘(180cm)을 상대로 3점짜리 머리 공격을 두 차례나 성공시키는 등 전광석화와 같은 발차기가 돋보였다. 박혜진은 이날 16강과 8강, 4강전에서 모두 2-0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앞서 한국 태권도는 품새 남녀 개인전과 겨루기 남자 58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박혜진은 이번 아시안게임이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일 정도로 그동안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 US오픈 등 하위 레벨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적은 있지만 메이저 대회에선 메달이 없었다. 2019년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6강, 지난해 과달라하라 세계선수권에선 8강에서 탈락했다. 박혜진의 세계 랭킹은 31위다.
박혜진의 시선은 이제 내년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박혜진은 “국내 대회든 국제 대회든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운동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며 “오늘처럼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다 보면 올림픽 무대에도 설 수 있을 것이다. 목표를 크게 잡겠다”고 말했다.
여자 57kg급 김유진(23)은 이날 4강전에서 중국의 뤄중스에게 0-2로 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태권도는 3, 4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 2명 모두에게 동메달을 준다.
항저우=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