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노 왕자’ 역할엔 김건우
“판타지 영화 보는 느낌 줄것”

독일 고유의 오페라 장르 ‘징슈필’의 최고봉으로 평가되는 마술피리는 선악을 구분하기 힘든 모호한 설정으로 시작해 젊은 남녀의 인간적 성장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남녀 주인공인 타미노와 파미나뿐 아니라 감초 역할인 새잡이 파파게노, 현자 차라스트로, 당대 성악 기교의 절정을 보여주는 밤의 여왕 등 매력적인 배역들로 가득하다. 모차르트의 성악적 아이디어가 절정에 달한 작품이지만 동화적 내용 덕분에 ‘어린이와 함께 볼 수 있는 오페라’로도 알려져 있다.
10일 열린 공개시연회에서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은 “현대적인 색깔을 입히고 대중을 위해 쉽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출은 뮤지컬 ‘이프덴’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에서 영상 디자이너로 호평을 받은 조수현이 맡았다.
남자 주인공 타미노 왕자 역의 김건우는 오페랄리아 콩쿠르 우승 이후 영국 로열 오페라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한국어로 소통하며 연습하는 일이 그리웠다. 오랜 친구인 파파게노 역 김기훈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 기쁘고, 황수미와 드디어 함께 공연하게 돼 영광”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주립극장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테너 박성근이 함께 타미노로 출연한다.
카디프 콩쿠르 우승에 앞서 2016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2위를 차지하며 일찌감치 주목받았던 파파게노 역의 김기훈은 “(연세대) 선배인 존경하는 바리톤 양준모와 함께 파파게노 역을 맡게 됐다. 앞으로의 출연작이 대체로 무거운 역할이라 코믹한 파파게노를 최대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양준모도 “이번에 모차르트 오페라에 데뷔한다”며 “재미있는 역할도 잘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밤의 여왕 역에는 소프라노 김효영 유성녀, 차라스트로 역에는 베이스 이준석 임철민이 출연한다. 5만∼1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