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모든 방안 강구” SM지분 매수경쟁 시사… 하이브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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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지켜볼수만은 없게 돼”
법적대응 하이브에 본격 맞불
하이브 “카카오-SM 계약 불공정”
SM의 자사주 매입에도 “배임”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을 시사했다. 28일 하이브의 공개매수 종료 뒤 카카오가 공격적인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27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가 에스엠 주주 이익을 훼손한다’는 하이브 입장에 전면 반박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카카오그룹 계열사가 ‘SM 사태’에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입장문에서 “현재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게 됐다”며 “기존 전략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고 카카오와 긴밀하게 협의해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하이브가 24일 카카오와 에스엠의 사업 협력 계약이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그간 한발 물러서 있던 카카오가 직접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카카오엔터의 모기업인 카카오는 7일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했다. 사흘 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지분 14.8%를 매입하며 1대 주주로 올라섰다.


하이브는 카카오의 에스엠 지분 인수가 위법이라며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이다. 에스엠이 제3자(카카오)에게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은 법으로 규정돼 있는 ‘경영상 목적’이 아닌 ‘경영권 확보’라는 주장이다.

하이브는 카카오와 에스엠 간 맺은 신주 및 전환사채 계약의 우선협상권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에스엠이 유상증자를 할 경우 카카오에게 우선권이 있어 카카오가 지분을 확대하고 경영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게 하이브의 입장이다. 카카오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제3자 유상증자는 이사회의 적합한 의결 절차를 거쳐 발행할 수 있는 것이지 카카오가 마음대로 발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반박했다.

가처분 신청 결과는 3월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카카오가 지분 확보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지분 14.8%에 더해 이달 28일까지 소액주주의 지분 25%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만약 공개 매수에 성공한다면 하이브가 보유한 에스엠의 지분은 39.8%가 된다. 카카오가 하이브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려면 최소한 4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행보가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막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개 매수를 막고 소액주주를 설득해 나가는 게 에스엠의 지분 확대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카카오가 지분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근 배경 중 하나로 최근 주가가 하이브의 공개 매수 단가인 12만 원에 근접했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가 공개 매수가로 지정한 12만 원보다 높은 주가가 형성된 지금이 카카오에게 유리한 시점인 것은 맞다”며 “주가에 예민한 소액주주들의 환심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브는 이날 에스엠 이사회의 635억 원 자사주 매입 의결과 관련해 “시세 조작은 주주 환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될 수 없으며 자본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문제”라며 “자본시장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카카오#sm지분#매수경쟁 시사#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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