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떡이 혈관막는 ‘정맥혈전’…고령 임산부 위험도 3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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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의 연령이 높을수록, 쌍둥이를 임신했을수록, 제왕절개를 한 산모일수록 정맥혈전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출산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연구진은 정맥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방수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황헌규 순천향대구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 임산부 정맥혈전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정맥혈전은 정맥의 혈류 장애로 인해 정체된 혈액이 응고돼 혈전(피떡)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구 고령화와 생활습관 변화로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주로 다리의 심부정맥에 발생한다.

하지만 혈전이 혈류를 타고 심장으로 이동해 폐동맥 일부나 전체를 막는 경우(폐동맥 색전) 저혈압, 쇼크, 심지어는 심정지까지 일으킬 만큼 위험한 질환이라 조기 진단과 항응고요법을 통한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연령대별 분만 1만건당 임산부 정맥혈전발생률 변화. 40대에서 특히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제공

특히 임신 중에는 혈액 응고 체계가 활성화돼 임신 자체가 정맥혈전의 주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출산 평균 연령이 높아지며 30대, 40대 산모의 분만이 전체 분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어 정맥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1차(2006년~2010년)와 2차(2014년~2018년)로 기간을 나눠 국내 임산부의 연령대별 정맥혈전증의 발생률 변화 양상을 파악하고,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2차인 2014~2018년 전체 임산부에서 발생한 정맥혈전은 총 510건으로 이 중 321건(63%)이 분만 후 6주 이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분만 1건당 정맥혈전 발생률은 총 2.62건으로 1차 연구의 0.82건에 비해 3.2배 증가했다.

40대 산모의 발생률은 5.36건으로 20대 산모의 1.8건에 비해 3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단태임신과 비교하면 다태(쌍둥이)임신을 한 산모에서 혈전 발생률이 4.27배 높았고, 자연분만과 비교하면 제왕절개로 분만한 산모가 2.99배 높았다.

방수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제공

방 교수는 “국내에서 출산한 모든 산모들을 대상으로 정맥혈전증 위험을 분석해, 과거와 비교한 변화 추이까지 알 수 있게 되어 분만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들과 갈수록 높아지는 연령대의 산모를 진료하게 될 의료진에게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국내와 정맥혈전 발생 비율이 유사한 아시아권 국가들도 이번 연구 결과를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아시아권 내의 대규모 연구수행으로 이어져 모자건강에 이바지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혈전증 및 지혈 저널’(Thrombosis and Haemostasis)(IF: 6.681)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