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등 빅테크, AI 투자 늘리며 감원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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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명 감원’ MS, 100억달러 투자
“해고통보도 AI가 하는 시대 와”

“사람은 덜 필요하고 인공지능(AI)은 더 필요한 새 시대가 열렸다.”

7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이 ‘검색 엔진’에서 ‘AI’로 사업 축을 바꿨다며 미래 일자리 지형 또한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루 전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의 ‘챗GPT’에 대항할 ‘바드’를 출시할 계획을 밝힌 것도 변화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구글이 1500억 달러(약 190조 원)의 검색 엔진 사업 타격을 감안하고도 AI에 치중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AI혁명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뜻한다. 검색은 여러 번 클릭을 유도해 광고 노출 효율을 높이지만 ‘대화형 AI’는 한 번에 설명해 주므로 이를 대체할 수익 모델이 필요하다.

최근 구글, MS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 실시한 대규모 감원 또한 AI와 일정 부분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목적도 있지만 핵심 사업을 AI로 전환하기 위해 기존 인력 대신 AI 전문 인력을 수혈하려 한다는 의미다. 실제 MS는 전 직원의 5%인 1만여 명 감원을 발표한 직후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더 투자하기로 했다. 창사 후 최대 규모인 1만2000명 감원을 발표한 구글 또한 AI 투자는 꾸준히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 빅테크, 금융업계에서 이뤄지는 감원 또한 AI 대체 가능성이 큰 ‘화이트칼라(사무직)’에 집중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잉은 이날 재무·인사 부문 2000명을 감원하는 대신 엔지니어·제조 인력은 확대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각광받은 화상회의 서비스업체 ‘줌(Zoom)’ 또한 1300명 감원 계획을 밝혔다.

해고 통보조차 AI가 도맡는 시대도 이미 도래했다. 아마존에서는 AI가 택배 인력의 동선 분석을 통해 저생산 인력을 골라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아서 허먼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폭스뉴스에 “경영학석사(MBA) 학위가 성공의 보증수표라는 통념이 사라지고 있다”며 “변호사, 회계사, 재무설계사는 자신의 일을 상당 부분 대체할 AI 기반 프로그램이 언제 등장할지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구글#빅테크#ai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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