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 몰리는 플로리다… 일자리 수, 뉴욕 첫 추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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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씨에 물가 싸고 세금 낮아
작년 뉴욕州서만 64만5000명 이주

미국 플로리다주 일자리 수가 사상 처음으로 뉴욕주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속에 세금이 낮고 생활비가 비교적 적게 드는 플로리다 같은 남부 지역으로 기업과 사람이 몰려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플로리다 비(非)농업 부문 일자리는 957만8500개로 뉴욕주(957만6100개)보다 많았다. 미 노동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2년 이후 플로리다 일자리 수가 뉴욕주를 뛰어넘은 것은 처음이다.

뉴욕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일자리 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플로리다주는 최근 고용이 급증하며 뉴욕주를 추월한 것이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뉴욕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같이 세율이 높은 곳에서 플로리다 텍사스 조지아 같은 세금이 낮고 따뜻한 지역으로 사람과 기업이 이동하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플로리다 부동산업체 ISG월드 크레이그 스터드니키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에 “플로리다는 더 이상 은퇴자들이 몰리는 ‘신(神)의 대기실’이 아니다. 낮은 세금과 따뜻한 날씨 덕분에 전국에서 기업과 젊은이들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로리다 운전면허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주에서만 64만5000명이 플로리다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뉴욕포스트는 “역사상 최대 이주 규모”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미 신규 고용은 총 51만700명으로 시장 예상치를 무려 33만 명 상회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실업률도 3.4%로 전월(3.5%)보다 내려가 53년 만에 가장 낮았다. 미 빅테크(대규모 정보통신기술 기업) 및 대기업 감원 한파에도 서비스업 강세가 ‘고용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력한 노동시장은 탄탄한 미 경제 회복력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계속 올릴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다. 경기 침체를 우려해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어진 데다 연준은 과열된 노동시장이 임금 인상을 야기해 물가를 올릴 수 있다고 경계하기 때문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식료품 에너지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물가상승률 하락)이 보이지 않는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장기화 우려 속에 3일 뉴욕증시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04%, 나스닥 지수가 1.59%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노동부 발표 직후 장중 0.15%포인트까지 상승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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