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위해 하나로 뭉친다… 공간-미래-가치 연결하는 금융으로 발돋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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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


“어쩌면 우리 마음속에도 이미 ‘마지노선’이 자리 잡아 풍전등화(風前燈火)의 현실에도 안도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런 말로 현재 느끼고 있는 위기감을 전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는 350㎞에 걸쳐서 142개 요새와 5000개 넘는 벙커로 구축한 국경 방어선 ‘마지노선’이 자신들을 지켜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결국 독일 기갑부대의 우회 전술에 허무하게 무너졌던 일을 되새기면서 하나금융그룹도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함 회장은 “문제는 앞서가는 경쟁자들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여 우리보다 훨씬 나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하나금융그룹 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함 회장은 이처럼 절박한 위기의식 속에 6월에는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비전으로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을 선포한 바 있다.

하나만의 방식으로 시간과 공간·미래·가치를 연결해 모두가 함께 누리게 될 금융 그 이상의 금융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신뢰 △혁신 △플랫폼을 그룹의 3대 방향성으로 제시했다. 또 이 같은 비전 달성을 위한 새로운 전략 목표로는 ‘O.N.E. Value 2030’을 내놓았다. 외형 성장이 아닌 가치 중심의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다.

이런 비전과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올해 함 회장이 던진 경영 핵심 키워드는 ‘액트 나우(ACT NOW)’다. 금융 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이후에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복합위기 상황에 놓여 있는 가운데 금융업의 기본으로 돌아가 업(業)의 근본에 충실하고 실행력을 강화한 조직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첫 번째 과제로는 ‘업의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함 회장은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하고 취약한 손님 기반을 비롯한 우리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은 물론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액트 나우의 두 번째 과제로는 ‘글로벌 위상 강화’가 꼽혔다. 함 회장은 “국내에서 잘하고 있는 IB, 자금, 자산관리 등 우리만의 강점과 노하우가 명확한 분야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해 핵심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를 반영해 단순히 투자 유망지역이 아니라 지역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놓은 과제는 ‘디지털 금융 혁신’이다. 혁신은 거창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디지털을 통해 고객은 보다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하고, 직원은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개선하고 영업의 도구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 함 회장의 생각이다.

함 회장은 “부족한 지식과 기술력은 과감한 제휴와 투자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십으로 보완하고 가상자산, 메타버스 등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디지털 영역 개척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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