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걸그룹 해체와 출산 후 우울증, 달리기로 극복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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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조 걸그룹 디바의 비키로 활동했던 김가영 씨가 경기 용인시 아르피아체육공원 트랙에서 몸을 풀고 있다. 디바 시절인 
2003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스트레스를 풀어온 그는 또래 여성들에게 운동의 즐거움을 전하는 ‘운동 전도사’로 변신했다. 용인=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3인조 걸그룹 디바의 비키로 활동했던 김가영 씨가 경기 용인시 아르피아체육공원 트랙에서 몸을 풀고 있다. 디바 시절인 2003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스트레스를 풀어온 그는 또래 여성들에게 운동의 즐거움을 전하는 ‘운동 전도사’로 변신했다. 용인=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양종구 기자
양종구 기자
3인조 걸그룹 가수 디바의 비키로 활동했던 김가영 씨(45)가 ‘운동 전도사’로 변신했다. 디바 시절부터 달리기를 즐긴 그는 그룹 해체에 따른 상실감과 둘째를 낳은 뒤 찾아온 우울증을 달리기로 극복한 뒤 운동 마니아가 됐다. 요즘은 자신을 모델 삼아 열심히 땀 흘리는 아들을 보고 운동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제 아들이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데 최근 3개월간 8kg을 감량해 놀랐어요. 좀 통통해 걱정했는데 엄마가 운동하며 몸매 관리하는 것을 보고 살을 빼겠다고 마음먹었답니다. 줄넘기를 매일 2000개씩 하고 피트니스센터에서 근력운동까지 했다네요.”

김 씨는 “그동안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는데 이제는 아이들을 위해 내가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의 올해 목표는 철인3종(트라이애슬론) 올림픽 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와 각종 트레일러닝 완주다.

김 씨에게 운동은 삶의 오아시스였다. 디바로 활동하던 2003년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러닝 팬츠 협찬을 받고 달리기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그는 “옷이 너무 예뻐 그걸 입고 무작정 서울 한강변을 달렸는데 나를 알아본 사람들이 몰려 난리가 났었다. 그런데 그때 짧은 팬츠를 입고 바람 맞으며 달린 느낌이 자유롭고 좋았다”고 했다. 그때부터 서울 강남 갤러리아백화점 뒤 공원을 매일 달렸다. 그는 “한 5km 정도 달렸는데 달린 뒤 기분이 너무 상쾌했다”고 했다.

“사람들을 피해 살고 있었고 가족 모두 미국에 있어 외로웠어요. 제 생활은 겉은 화려한데 속은 그렇지 않은 측면이 많았죠.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달리니 해소가 되는 겁니다. 어느 정도 기량이 좋아지면서 여성 마라톤대회와 각종 스포츠 브랜드 마라톤대회 10km 부문에 출전하기도 했어요.”

걸그룹 활동을 하면서 트레이너로부터 주 3회 웨이트트레이닝 PT를 받기도 했지만 달리기가 주는 맛은 달랐다. 기분 전환이 확실하게 됐다. 가끔 등산을 하던 그는 북한산에 가서도 달렸다. “성북동, 불광동 코스를 자주 갔는데 걸어서 올라가다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지루했다. 그래서 뛰어 올랐다. 힘들지만 달리기의 희열이라고 할까, 거친 숨을 몰아쉬고 난 뒤 오는 쾌감이 좋았다. 산을 달리고 내려오면 생각도 정리가 된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산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에 입문했다.

2006년부터 혼자 방송 활동을 하면서 한 3년은 더 달리기에 매달렸다. 2009년 결혼했고 2013년 둘째를 낳을 때까지 요가와 필라테스 등을 간헐적으로 하던 그는 2015년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운동에 매진했다. 그는 “육아 고민으로도 힘들었는데 서울에서 좀 외딴 경기도로 이사까지 가다 보니 우울증이 다시 찾아왔다. 그때 동네 요가클래스 선생님의 권유로 보디웨이트(자기 몸을 활용한 웨이트)로 운동했고 체력이 좋아지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2017년 지인의 권유로 다양한 장애물을 통과하는 스파르탄레이스 13km에 출전해 완주한 뒤 크로스핏도 접했다.

“제가 체력이 좋다는 것을 새삼 느꼈어요. 대회장에서 과거 운동할 때 만났던 친구들도 보니 신났죠. 은둔형으로 살았는데 이젠 그럴 필요 없다는 생각도 했죠. 그 친구들이 크로스핏을 하고 있었고 저도 시작했죠.”

크로스핏은 여러 종목의 운동을 섞어서 훈련한다는 뜻의 크로스 트레이닝(Cross-training)과 신체 단련을 뜻하는 피트니스(Fitness)를 합친 운동이다. 코어 근육을 키우면서 지구력까지 향상시키는 종합 운동이다.

김 씨는 2020년 경기 용인시 수지로 이사를 가며 철인3종을 하는 이순철 수영 코치(45)를 만나 수영을 배웠고 지난해 말부터 철인3종 완주를 위한 훈련에 들어갔다. 코리아 50K 등 트레일러닝 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그는 “이젠 대회 출전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 가정주부로 아이들을 키우는 바쁜 삶 속에서도 항상 도전하면서 나의 존재감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이제 더 이상 숨지 않고 저를 드러내 놓을 생각입니다. 제 연령대 여성분들에게 바쁜 가운데서도 짬을 내 운동하면 몸도 건강해지고 모든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어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3인조 걸그룹#디바#비키#김가영 씨#우울증#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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