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뮤지컬 ‘캣츠’… “객석 통로 통해 관객과 교감 업그레이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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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젤리클석 부활’… 알고 보면 더 재밌어요… 26마리 고양이로 변신한 배우들
객석 통로 지나며 관객들과 호흡… 강렬한 악당-점잖은 사회자
호기심 많은 아기 고양이 등 의상-분장에 각각의 개성 담아
쉬는 시간에도 무대 떠나지 않는 선지자 고양이의 사연은 뭘까?

《뮤지컬 ‘캣츠’가 배우들이 객석을 누비는 특유의 개성을 살린 오리지널 연출로 돌아왔다. 캣츠는 26마리 고양이로 변신한 배우들이 객석 통로를 통과하는 장면이 1막과 2막 시작 때 나온다. 쉬는 시간에도 배우들이 통로를 다니며 관객들에게 장난을 친다. 통로 좌석은 관객과 배우가 직접 교감할 수 있어 ‘젤리클석’으로 불리며 매 공연에서 빠르게 매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우들의 객석을 누비지 않았던 2020년 공연과 달리, 20일 개막한 이번 공연에선 젤리클석이 부활됐다. 2018년 내한공연 후 5년 만이다. 공연장인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1층 각 통로와 맞닿은 290여 석이 젤리클석에 해당된다. 아는 만큼 보이고, 자세히 볼수록 재밌는 캣츠의 의상과 장면에 대해 소개한다.》

● 고양이별 성격 담은 의상, 분장


캣츠의 의상은 탄성 좋은 얇은 재질의 소재 ‘라이크라’로 만든다. 배우들이 고양이의 움직임과 자태를 잘 표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캐릭터별 성격을 엿보기 위해선 의상을 자세히 보면 된다. 고양이별 성격에 맞춰 색과 무늬를 그려 넣기 때문이다. 악당 고양이 매캐비티는 강렬한 빨간색 바탕에 노란색 번개 패턴을 입히고, 점잖은 사회자 고양이 멍커스트랩은 중재와 절제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회색·흰색 줄무늬로 장식한다.

의상과 분장을 총괄한 안현주 슈퍼바이저는 “국내는 물론이고 영국, 호주 등에서 소재를 들여와 5∼6개월간 의상을 만든다”며 “배우들이 여러 번 옷을 갈아입는 다른 공연과 달리 단 한 벌로 캐릭터를 구현하기에 의상 제작에 공을 많이 들인다”고 말했다.

팔다리와 몸통의 털에도 캐릭터 특성이 반영됐다. 격렬하게 춤을 춰야 하기 때문에 무거운 모조 털 대신 가벼운 천이나 털실을 꼬아 풍성하게 털을 만들었다. 낮에는 두꺼운 털실로 만든 옷을 입고 누워 있는 제니애니닷은 밤이 되면 털옷을 벗어던지고 탭댄스를 춘다. 이때 의상은 화려하면서도 가벼운 커튼 술로 만들었다.

고양이로 변신하는 마지막 단계인 분장도 놓쳐선 안 될 감상 포인트다. 마술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는 형형색색 고양이들 사이에서 흑백 메이크업으로 신비한 매력을 강조한다. 어린 고양이 엘렉트라는 보송한 솜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모발을 부풀리고 3, 4가지 색으로 염색해 발랄함을 더했다.

● 쉬는 시간에도 무대 지키는 선지자 고양이

고양이들의 매력은 특정 장면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이번 공연에서 배우 브래드 리틀이 연기하는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는 1년에 단 한 번, 새로 태어날 고양이를 뽑는 역할이어서 주변의 사연에 귀 기울인다. 1막이 끝나고 모든 배우들이 무대를 떠나는 쉬는 시간에도 올드 듀터러노미가 홀로 무대에 남아 관객들을 지켜보는 이유다.

한때 매혹적인 고양이였던 그리자벨라는 넓은 세상으로 모험을 떠났다가 초라하고 늙은 모습으로 돌아와 고독한 삶을 산다. 어른 고양이들이 그를 경계할 때 먼저 다가가는 건 바로 아기 고양이들. 장난기가 많아 무대 한편에서 서로 싸우기도 한다. 하수구, 트렁크 등 무대 곳곳의 세트에서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고양이들을 찾는 것도 재밌다.

그리자벨라가 1막 마지막과 2막 후반에 애절하게 부르는 캣츠의 킬링넘버 ‘메모리’는 뮤지컬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명곡 중 하나. 1981년 초연 후 지금까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세계적인 가수들이 180회 넘게 녹음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호기심 많은 고양이 제마이마가 2막을 열며 한국어 가사로 한 소절을 부른다. 3월 12일까지, 6만∼17만 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뮤지컬#캣츠#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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