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을 잡아라” 청년 정착 위해 2000억원대 예산 투입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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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청년G대 구축계획’ 발표
저연봉 근로자 임금 지원 범위 확대
기업 부담 줄여 일자리 창출 돕고
주거-심리 등 분야서도 정책 강화

지난해 10월 부산 연제구 부산시티호텔에서 열린 청년정책포럼.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 회원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지역 청년의 주거 문제 해소 방안 등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지난해 10월 부산 연제구 부산시티호텔에서 열린 청년정책포럼.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 회원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지역 청년의 주거 문제 해소 방안 등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시가 매년 1만 명 가까운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현상을 막기 위해 2000억 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다양한 청년 정책을 선보인다.

부산시는 25일 제1회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열고 ‘2023년 청년G대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시는 올해 121개 청년 지원 사업에 총 223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청년G대’는 지난해 시가 만든 청년 정책 브랜드로 일자리, 주거·생활, 문화·활동, 참여·권리 등 4개 분야에서 ‘부산 청년이 좋다(Good)’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장 크게 바뀌는 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지원책이다.

시는 지역 기업 430곳을 선정해 저연봉 근로자 임금의 70∼80%를 지원하고 있는데, 지원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연봉 2250만∼2400만 원 구간을 지원해 왔는데, 앞으로는 연봉 2400만∼2800만 원 구간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혜택을 받는 연봉 기준이 너무 낮다는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많은 부산 청년들이 고향에서 일하고 싶지만 낮은 급여가 문제였다”며 “지원 대상 연봉 기준을 높인 게 혜택받는 근로자 수를 늘리고, 실제 연봉 인상 효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의 청년 인구 감소는 심각한 상황이다.

BNK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2∼2021년 10년간 부산에서 11만5000여 명의 청년이 고향을 떠났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부산시 청년일자리 사업 특정성별영향평가’ 보고서에서도 청년 인구 유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일자리 부족이 지목됐다. 그 결과 최근 10년간 만 19∼34세 인구의 18.4%가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8.6%)보다 청년 인구 유출이 큰 것이다.

시는 또 지역 우수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탐방을 지원하고 산학 연계 교과 과정을 강화하는 등 일자리 지원 사업에 237억79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청년들의 또 다른 고민인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도 내놨다. 시는 납입액의 배에 해당되는 금액을 수령하는 ‘부산청년 기쁨두배 통장’의 가입 대상을 4000명으로 확정했다. 가입기간은 18, 24, 36개월 중 선택할 수 있다. 최대 월 30만 원까지 저축할 수 있으며 최대 적립 원금은 540만 원까지다.

300쌍의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럭키세븐하우스 지원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 사업은 역세권 상업 지역의 민간임대주택을 시세의 약 80% 수준으로 임대 및 분양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구직을 단념한 청년들의 사업 참여 수당을 기존 2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올리고 구직 지원 프로그램도 5개월로 확대 편성한다. 우울증 등을 호소하는 청년들을 무료로 상담해주는 ‘청년마음이음’ 사업은 대상자를 청년의 가족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청년들의 정책 참여도 강화된다. 시는 청년의 시각으로 정책을 발굴하고 제안하는 ‘2023년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를 다음 달 17일까지 모집한다. 대상은 부산에 거주하는 만 18∼34세 청년으로 기후·환경, 문화·예술, 노동·일자리, 주거, 평등·인권, 사회·안전망, 정책모니터링 등 7개 분과에서 활동하게 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23년을 부산에 청년들이 정착하는 원년으로 정했다”며 “효율적인 정책과 노력을 통해 반드시 청년들이 머물고,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청년g대 구축계획#2000억원대 예산 투입#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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