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늘어난 뱃살은 2주 안에 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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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찌기 쉬운 명절 체중 관리법
고기 대신 해산물-두부-채소 활용
구이는 찜으로, 볶음은 무침으로, 조리법 바꾸면 열량 줄일 수 있어
‘급찐살’ 2주 후엔 지방으로 전환… 탄수화물 줄이고 유산소 운동을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살찌기 쉬운 설 음식과 그 대책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살찌기 쉬운 설 음식과 그 대책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새해 다이어트를 결심했다면 다가오는 설 연휴는 그 결심이 무너지기 쉬운 고비다. 가족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먹다 보면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되기 마련이다. 떡국, 갈비찜, 각종 전, 식혜 등 설날 대표 음식들은 열량도 높은 편이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부터 설날 늘어나기 쉬운 체중 관리법을 들어봤다.
● 탄수화물 많은 설날 음식이 뱃살 주범
설이 지나고 나면 혈당이 올라가고 혈압이 높아진다는 사람이 많다. 체중도 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널을 뛴다. 설날 음식이 고열량의 탄수화물이 포함된 음식이 많으며 짜고 기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술도 한 잔 같이 하면 건강에 좋을 수가 없다.

가래떡으로 끓인 떡국, 만두, 밤 등은 탄수화물의 함량이 높다. 식혜, 약과, 한과 등은 탄수화물 음식인 데다 포도당, 과당, 설탕 등의 단순 당 함량까지 높다. 동그랑땡, 전과 잡채 등은 볶거나 부치는 과정에서 기름을 많이 사용한다. 나물 역시 볶아서 만들기 때문에 의외로 기름진 음식이다. 여기에 소주, 맥주 등을 곁들이면 섭취 열량이 크게 늘어난다.

떡국이나 만둣국 같은 국 종류와 잡채, 생선전, 갈비찜 등 설날 상에 빠질 수 없는 음식들의 나트륨 함량은 500mg 이상으로 매우 높다. 그중 떡만둣국의 나트륨 함량은 무려 1300mg이다. 한 그릇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일일 나트륨 권장량의 50%를 넘는다.
● 반만 먹고 저열량, 저염으로 바꿔라

온 가족이 모였는데 상을 물릴 수도 없다. 설 다이어트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반 숟가락, 반 젓가락만 먹는다. 주어진 식사량의 절반만 먹는 것이다. 아무래도 음식 가짓수가 많고 평소보다 많은 양이 차려지므로 절반만 먹어야 한다. 아예 먹을 만큼 덜어 한 접시만 먹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야 과식을 하지 않고 열량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급적 천천히 먹어야 한다. 과식으로 인한 소화기관의 과부하를 막을 수 있다. 또한 열량은 낮고 쉽게 포만감을 주는 나물 같은 채소류를 먼저 먹은 뒤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직접 요리를 해야 한다면 저열량, 저염식으로 준비를 해 본다. 떡국의 육수와 고명에 쇠고기 양지 부위를 사용하면 열량이 높아진다. 쇠고기는 사태를 쓰고, 해산물을 이용해 열량을 낮춘다. 전은 육전이나 생선전보다는 두부, 버섯 등 채소를 사용한다. 삼색전, 완자전, 녹두빈대떡 대신에 생선전, 호박전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구이는 찜으로, 볶음 대신 무침으로 하면 열량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선구이는 생선찜으로, 나물을 기름에 볶지 말고 살짝 무치는 식이다. 설날 음식에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을 양념으로 사용하면 짠맛이 강해지므로 소금을 덜 쓸 수 있다. 떡국을 먹을 때도 국물은 빼고 건더기 위주로 먹는다. 떡국의 나트륨은 대부분 국물에 함유돼 있다.

음주는 열량 자체도 높고 과식을 유발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소주 1잔(50cc)에 열량은 71kcal, 맥주 한 잔(200cc)은 86kcal, 청주 1잔(50cc)은 76kcal, 막걸리 1잔(200cc)은 92kcal다. 소주 5잔, 맥주 3잔, 청주 2잔, 막걸리 3잔은 밥 한 공기와 열량이 같다. 안주는 고기나 전을 피하고 채소나 과일을 먹어야 그나마 열량을 줄일 수 있다. 가족과 친지를 만날 때는 식혜나 수정과 같은 열량이 높은 단 음료보다는 ‘메밀차’나 ‘루이보스티’가 좋다. 기름진 명절 음식으로 더부룩한 속을 달래주고, 콜레스테롤을 낮춰 준다. 지방분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2주 지나면 체중감량 힘들어
설 연휴처럼 단기간에 많이 먹어서 늘어난 체중은 비교적 쉽게 뺄 수 있다. 설 동안 폭식으로 갑자기 늘어난 몸무게는 지방이 아닌 글리코겐(당원)의 일시적인 증가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비율이 높은 설 음식을 먹으면 글리코겐이라는 몸속의 운동 에너지원으로 저장된다. 약 2주가 되면 글리코겐 저장 능력이 한계에 이르러 지방으로 전환된다. 즉, 지방으로 전환되기 2주 안에 빼야 한다.

글리코겐의 특성상 몸무게 1㎏을 빼는 데 필요한 칼로리 소비량은 1000kcal 정도다. 지방의 7분의 1 수준으로 지방보다 감량이 쉽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시작하면 적은 노력으로 몸무게를 줄일 수 있다. 김 교수는 “평소 식사량보다 20∼30% 정도 적게 먹고 특히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 매일 유산소 운동을 20분씩만 하게되면 글리코겐은 쉽게 감소한다”며 “연휴 뒤 2주일 이내 늘어난 무게만큼 빼는 것이 핵심이다. 이 기간을 넘기면 글리코겐이 지방으로 전환돼 감량이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명절#체중 관리#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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