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양척식주식회사,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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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수탈의 상징인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대전 동구 인동) 건물이 100년 만에 문화예술공간으로 변신한다. 대전지역 도시가스 공급회사인 CNCITY(씨엔시티)의 마음에너지재단은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건물을 2년여에 걸친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예술공간인 ‘헤레디움(HEREDIUM)’(사진)으로 조성했다고 28일 밝혔다.

헤레디움은 30일 준공되며 본격적인 전시와 공연은 내년 상반기에 진행된다. 마음에너지재단은 헤레디움에서 미술 전시는 물론 각종 연주회 등도 진행될 수 있도록 항습, 방음 방수, 음향조명 등 최첨단 시설을 설치했다. 다만 이 건물이 국가등록문화재인 만큼 원형 보존 제한이 있어 대규모 전시 등은 피할 계획이다.

재단은 헤레디움 준공이 식민 수탈이라는 어두운 역사를 딛고 시민들의 문화 향유 제공, 원도심 공동화 해소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전에는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이음아트홀 등 주요 문화예술 공간이 서구와 유성구 등 신도심에 위치해 있어 원도심 주민의 접근성이 떨어졌다. 이번 준공을 계기로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인한 원도심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함선재 헤레디움 관장은 “일제 식민 수탈의 아픈 역사가 있는 장소지만 이를 덮지 않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기억하며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가지 않고도 충족할 수 있는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며 “당분간 어려움이 있어도 지역의 민간 기업으로 문화예술 분야의 마중물이 되고 청년 신인 작가의 등용문 역할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CNCITY 마음에너지재단은 헤레디움 준공에 맞춰 30일 ‘더 뉴올드 오버추어 콘서트’를 1, 2부로 나눠 진행한다. 1부는 지나간 100년을, 2부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곡으로 구성한다. 1922년 건축된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건물은 1984년 민간 매수, 2004년 문화재 제98호로 지정됐다. 이후 2019년 복원을 위해 보증자료를 통해 리모델링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동양척식주식회사#문화예술공간#헤레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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