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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월드컵 이변과 가속화되는 축구 지형 변화[이원홍의 스포트라이트]

입력 2022-12-06 03:00업데이트 2022-12-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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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3일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많은 이변이 일어나고 있지만 현 본선 32개국 체제에서 48개국 체제로 바뀌는 2026 월드컵에서는 
더욱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알라이얀=AP 뉴시스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3일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많은 이변이 일어나고 있지만 현 본선 32개국 체제에서 48개국 체제로 바뀌는 2026 월드컵에서는 더욱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알라이얀=AP 뉴시스
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축구 지형의 변화는 계속된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대회 초반 조별 리그에서 많은 이변이 일어났다. 그 중심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있었다.

포르투갈 독일 스페인 등 전통적인 축구 강호들에 승리를 거둔 한국과 일본 축구의 저력에 세계가 주목했다. 한국 일본 호주가 월드컵 16강에 진출함으로써 92년 역사의 월드컵 사상 가장 많은 아시아 3개국이 16강에 올랐다. 16강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역시 아르헨티나와 웨일스 등에 승리를 거두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프리카 국가들 역시 돌풍을 일으켰다. 모로코가 우승 후보로 꼽혔던 벨기에를 상대로 승리하는 등 조 1위로 16강에 오른 뒤 세네갈 역시 16강에 합류했다. 아프리카 국가 중 2개국이 16강에 오른 것은 2014년 브라질 대회와 함께 역대 최다 타이기록이다.

이 외에도 눈여겨볼 만한 흐름이 있다. 북중미·카리브 지역의 변화다. 이 지역에서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코스타리카가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멕시코와 코스타리카는 이 지역의 전통적인 축구 강호였다. 눈에 띄는 것은 미국과 캐나다의 움직임이다. 미국은 2014년 브라질 대회 이후 8년 만에, 캐나다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합류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올림픽과 프로 스포츠에서 맹위를 떨치는 스포츠 강국이다. 그러나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및 미식축구 등의 인기에 가려 축구에 대한 인기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미국 내 축구 인기가 올라가면서 축구 중계 시청률이 다른 종목 시청률을 앞서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1996년 시작한 미국과 캐나다의 프로축구 메이저리그(MLS)는 초반엔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국과 캐나다는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동반 진출했다. 캐나다는 북중미·카리브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잠재력을 보였고, 미국도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한 뒤 본선 16강까지 올랐다. 두 스포츠 강대국 안에서 축구의 잠재력이 꿈틀대는 모양새다.





더욱이 미국과 캐나다는 멕시코와 함께 다음 대회인 2026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다. 이 대회를 기점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축구 열기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국제축구연맹(FIFA)을 비롯한 국제 축구계는 기대하고 있다.

2026년 월드컵부터는 월드컵 본선 진출 국가도 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난다. 이 대회부터 전체 월드컵 쿼터가 조정된다. 유럽 국가들은 현재 본선 전체 32개국 중 13개국까지 참가해 40%의 참여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2026년에는 전체 48개국 중 16개국이 참가해 참여 비중은 33%로 줄어든다. 남미 역시 4.5개국(참여 비중 14%)에서 6개국(12.5%)으로 변한다. 그 대신 아시아 아프리카 북중미·카리브 국가들의 비중이 높아진다. 아시아는 현 4.5개국(14%)에서 8개국(16.6%)으로, 아프리카는 5개국(15.6%)에서 9개국(18.7%)으로, 북중미·카리브는 3.5개국(10.9%)에서 6개국(12.5%)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개 지역의 비중은 현재 40.6%에서 47.9%로 높아진다.

FIFA의 의도는 명확하다. 축구를 유럽과 남미 중심에서 벗어나도록 하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스포츠 시장인 미국, 미래의 잠재력을 지닌 중국을 월드컵에 본격적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다. 48개국 체제에서는 상대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도 커진다.

이때 우려되는 것이 월드컵의 경기력 저하였다. 하지만 32개국 체제의 마지막 월드컵인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및 북중미·카리브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이들 지역에 월드컵 쿼터를 확대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목소리들이 들려오고 있다. FIFA가 전 지구적 축구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배경에는 그 자체의 이익 추구를 위한 시장 논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 지역에서 고유의 열기와 노력으로 축구 발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이번 대회는 확인시켰다. 지역적 축구 발전과 FIFA의 축구 시장 확장 노력이 겹치면서 월드컵을 비롯한 세계 축구의 지형 변화는 가속될 것이다.

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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