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주말 반정부 집회에 “진보단체 10만 신고, 실제 1만8000명”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3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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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관계 있는 좌익 단체 위주, 일반 국민 아니야” 평가
국민의힘 “민심 아니라 권력에 눈이 먼 사악한 욕심”
민주당 김용민 “광기의 시대, 깨시민이 막아주셔야”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열린 촛불행동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11차 전국집중 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태평로에서 대통령실이 위치한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열린 촛불행동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11차 전국집중 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태평로에서 대통령실이 위치한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대통령실은 22일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진보단체의 대규모 집회에 대해 “주최 측 추산 참가 인원이 10만 명이었던 것에 비해 실제론 최대 1만8000명이 온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23일 평가했다.

‘촛불행동’ 등 진보단체는 22일 서울 광화문 앞 세종대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및 김건희 여사 특검 요구 촛불집회’를 열고 오후 4시부터 숭례문 사거리에서 태평로까지 행진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해당 집회는 6000명으로 시작해 사전행사를 하는 오후 4시경엔 8000명으로 늘어났다. 이후 본행사 때엔 1만5000명, 집회 마무리 시점엔 1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집회 인원이 총 1만8000여 명까지 늘어난 데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대통령실은 분석하고 있다. 일부 야당 지지자들은 버스까지 대절해서 상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촛불행동’ 주최 측 추산 인원이 10만 명이었던 데 비해 실제 참가 인원이 크게 적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같은 날 서울 도심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는 경찰 측 추산 3만3000명이 모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에 신고한 추산 인원 10만 명 목표치에 매우 미달해 대규모 동원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 국민들이 이 대표를 옹호하는 게 비리를 옹호하는 것으로 판단해 진보단체 집회에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국민 정서에도 이제 6개월이 된 정부를 향해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게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집회와 관련해 “오늘 든 촛불은 민심이 아니라 권력에 눈이 먼 사악한 욕심”이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국민들은 죄를 덮기 위한 촛불은 절대 들지 않는다”며 “지금 국민들은 비리로 얼룩진 문재인 정부에 분노하기 시작했고, 꼬리를 자르며 담대한 거짓말을 하는 이재명 대표에게 분노하고 있다. 누가 무엇을 위해 촛불을 들든 그 불길은 윤석열 정부가 아니라 민주당을 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촛불은 ‘자신을 태워 어둠을 밝힌다’는 비유적 상징이 있다. 그런데 민주당과 좌파 단체는 이런 상징성을 내세워 당파투쟁에 이용해왔다”면서 “이분들에게 촛불이란 그 어떤 궤변도 정당화시키는 자기최면의 도구이다. ‘사이비 배화교(拜火敎)’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당권 주자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권력에 기생하던 기생충들이 국민심판으로 그 기득권을 누리지 못하게 되자 촛불이니 탄핵이니 헛소리를 해대며 거리로 나왔다”라며 “민주당은 탄핵놀음 불장난으로 집을 온통 태우는 어리석은 짓 그만하고, 이재명 탄핵이나 제대로 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집회와 거리를 두는 가운데 민주당 내 강경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김용민, 황운하 의원과 안민석 의원,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해당 집회에 참석했다.

발언자로 연단에 선 김 의원은 “지금 권력에 취한 사람들에 의해서 광기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깨어 있는 시민 여러분들께서 막아주실 수 있고 대한민국을 지켜내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고 국회의원인 제가 왜 촛불집회에 먼저 나서냐고 욕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매도 먼저 맞도록 하겠다. 그게 국회의원이고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집회 참여 인증샷’과 함께 “지금 시청은 촛불의 열기로 뜨겁다”며 “야당탄압이 거세질수록 민주당은 광장의 시민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적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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