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한강 불꽃축제’ 100만 인파… 쓰레기 버리고 명당 자리다툼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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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쓰레기 더미 수북이 쌓여
먹다 남은 음식물 남겨둔채 떠나
“쓰레기 50t… 2019년보다 11%↑”
도로-교량 불법주차 ‘얌체족’도 여전

‘인산인해’ 그뒤엔… 쓰레기 더미 서울세계불꽃축제가 3년 만에 열린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가 
축제를 즐기러 모인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위쪽 사진). 불꽃축제가 끝난 공원 한구석에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쌓여 있다. 
뉴시스·이문수 인턴기자 고려대 사학과 4학년
‘인산인해’ 그뒤엔… 쓰레기 더미 서울세계불꽃축제가 3년 만에 열린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가 축제를 즐기러 모인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위쪽 사진). 불꽃축제가 끝난 공원 한구석에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쌓여 있다. 뉴시스·이문수 인턴기자 고려대 사학과 4학년
“집에 가려면 서둘러야 해. 그냥 여기다 두고 가자.”

8일 오후 8시 반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서울세계불꽃축제가 끝났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중년 여성이 함께 있던 친구에게 이렇게 말하며 일어섰다. 둘이 서둘러 떠난 자리엔 안줏거리 포장 등이 담긴 쓰레기 봉지가 그대로 남겨졌다.
○ 비양심 시민들로 얼룩진 불꽃축제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3년 만에 열린 불꽃축제를 만끽한 시민 상당수는 쓰레기를 챙겨서 떠났지만, 먹다 남은 음식물 등 쓰레기를 그대로 둔 채 떠난 ‘비양심 시민’도 적지 않았다.

행사를 위해 설치된 안내용 텐트 한쪽에도 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였다. 시민 한 명이 맥주병을 놓고 가자 다른 사람들도 농구하듯 쓰레기를 던지고 갔다. 라면 국물을 위에 쏟아버리는 시민도 있었다. 축제가 끝난 지 15분 만에 허리 높이로 쌓인 쓰레기 더미에선 악취가 흘러나왔다.

이날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높이 1.5m, 면적 4m²가량인 쓰레기수거장 31개를 100∼150m 간격으로 설치했다. ‘쓰레기는 대형망에 넣어주세요’라고 쓰인 현수막도 내걸었다. 대학생 자원봉사단도 쓰레기통을 안내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개의치 않고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고 사라졌다. 특히 공원 내 푸드트럭 밀집 지역에는 각종 쓰레기 더미가 20∼30m 간격으로 만들어졌다.

오후 9시 반경부터 주최 측과 한강사업본부, 영등포구 직원들이 공원 일대 청소를 시작했는데, 음식물과 뒤섞인 쓰레기가 많아 정리에 애를 먹었다. 환경미화원 김영돈 씨(61)는 “쓰레기 분리작업에만 나흘 정도 걸릴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9일 아침까지 여의도·이촌 한강공원 일대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약 50t으로 2019년 행사 때(45t)보다 11%가량 늘었다.
○ 도로·교량 점거 관람객으로 교통정체 극심
이날 여의도와 인근 지역에 약 100만 명이 몰리면서 각종 사건사고도 이어졌다. 불꽃놀이가 잘 보이는 이른바 ‘명당’ 자리를 두고 시민들 간 다툼이 벌어져 경찰이 중재하는 일이 다반사였고, 인파에 부딪혀 넘어진 관람객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여의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선 무단 주차하려는 관람객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비원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불꽃축제와 관련해 병원 이송 12건, 현장 처치 55건 등을 조치했다. 심각한 피해는 없었고 모두 경상이었다”고 했다.

강변북로와 서강대교 등 불꽃이 잘 보이는 도로와 교량 위에선 불법 주정차를 하고 관람하는 ‘얌체족’이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특히 마포대교는 시민 수천 명이 차로를 점거해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경찰이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했지만, 워낙 많은 차량이 몰려들어 속수무책이었다. 이런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자 누리꾼 사이에서 “무개념 시민들” “선진국 되려면 멀었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이문수 인턴기자 고려대 사학과 4학년
김수연 인턴기자 성균관대 경제학과 수료
#한강 불꽃축제#쓰레기#비양심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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