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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尹, 논란마다 “前정권보다 낫다”… 與대변인 “그러지말라고 뽑아줘”

입력 2022-07-06 03:00업데이트 2022-07-0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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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前정권 장관 훌륭한 사람 봤나” 인사검증 실패 논란에 예민한 반응
“민주당도 그랬다, 국민에 답 못돼”… 尹캠프 활동한 與대변인이 비판
출근길 ‘메시지 리스크’ 우려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인사 부실 검증 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답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질문을 중간에 끊고 답변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전(前)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또 다른 질문.”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이같이 말했다. 김승희 보건복지부 후보자 낙마 등과 관련해 ‘인사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물음에 문재인 정부 당시의 인사 논란을 상기시킨 뒤 말을 서둘러 끊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사전에 검증 가능한 의혹도 많았다’는 질문이 이어지자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를 해보라.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말하고는 집무실로 향했다.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두 차례 낙마에 이어 전날 지명된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8년 전 제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자 ‘부실 검증’ 논란이 일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사를 둘러싼 각종 지적에 예민해진 모습이었다. 음주운전 경력으로 논란이 됐던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때는 “임명이 늦어져서, 언론에 또 야당에 공격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 소신껏 잘하시라”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박 부총리가 지명된 지 40일 만에 임명장을 받았다. 마음고생이 있었을 테니 위로하는 뜻”이라고 말했다. 인사 논란에 대해선 “‘내각에 여성이 적다’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여성을 늘리려고 노력했고, 김 후보자에 대한 지적이 있을 때는 자진 사퇴를 하면서 국민의 뜻이 반영이 됐다”면서 “지적, 비판 잘 듣고 있다”고 진화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인사, 검찰 수사, 정책 등 국정 운영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질 때 문재인 정부를 거론하며 대응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이 윤석열 정부에 기대하는 점은 미래 비전인데도 ‘반문(반문재인)’ 여론에 기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앞서 윤 대통령은 ‘검찰 편중 인사’ 논란이 제기됐던 6월 7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서 “과거에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운동권·시민단체 출신보다 법조인 출신의 공직 진출이 더 낫다는 주장이었다. 검찰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 등이 본격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표적·기획·보복 수사’라고 반발한 것에 대해선 “민주당 정부 때는 (전임 정부 수사) 안 했나?”(6월 17일)라고 반문했다. 형사 사건 수사의 속성상 이미 발생한 일에 대한 수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지만 “왜 우리는 하면 안 되느냐”처럼 들릴 우려가 있는 발언이었다.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여당에서도 공개적으로 쓴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정권 초 여당 인사의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이례적이다. 박 대변인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의 청년보좌역으로 활동했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때때로 돌발 발언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메시지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실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매일 새벽 온라인으로 그날의 스크랩 내용과 예상 현안에 관한 자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발언은 참모들의 제안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때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에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각본이 있으면서도 또 없는 드라마”라고 전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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