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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반도체 등 첨단 인력 육성 5년 마스터플랜 내달라” 교육부, 20여 대학에 요구

입력 2022-06-27 03:00업데이트 2022-06-27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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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 수요 등 반영 내달 지원책 발표
교육부가 서울대 등 국립대와 서울 주요 사립대들에 향후 5년간 반도체 등 첨단 분야 교육 및 연구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 교육과정 등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제출해 달라고 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교육부 차관을 팀장으로 한 범부처 차원의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양성 특별팀’이 여기서 나온 요구 사항을 반영해 첨단 분야 인재양성 지원 방안을 만들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다음 달 중순에 이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각 대학에 따르면 최근 교육부는 주요 20여 대학에 2027년까지의 반도체 교육·연구 관련 마스터플랜을 이달 중으로 내달라고 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이 첨단산업 학과 신설을 원하는지, 정원을 조정하지 않는 방식의 반도체 트랙 운영을 원하는지, 각각의 경우 필요한 것과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필요한 예산과 장비뿐 아니라 학생 정원과 교원 수도 담아 달라고 했다. 대학에 정부의 첨단산업 학과 증원 의지를 표명하고, 여기에 대학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한 것이다.

서울대 등 수도권 대학들은 교육부의 이러한 주문에 반색하며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수도권 대학의 총 입학정원은 1982년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제한돼 있다.
교육부, 수도권 대학 첨단학과 증원 시동… 지방대 반발이 관건

대학 20여 곳에 반도체 플랜 요청


교육부, 학과-정원 자료 없어 대학 계획 토대로 전략회의 논의
‘보텀 업’ 방식 지원방안 마련 기조… 비수도권 대학 총장 93%
“수도권 첨단분야 정원 확대 반대”… 정원 안늘리는 대안도 내놓을듯


교육부가 대학들에 반도체 관련 마스터플랜을 요구한 건 반도체 등 첨단 분야 인재양성 지원방안 마련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달 7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교육부는 과학기술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부가 개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하게 질타받았다. 이후 교육부 차관은 교육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범부처·기업·연구기관으로 구성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양성 특별팀’(이하 반도체 특별팀)의 팀장을 맡았다.
○ 수도권 대학 의견 반영해 정원 확대
반도체 특별팀은 15일 첫 회의를 열었다. 이어 불과 한 달 만인 다음 달 중순에 인재양성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문제는 교육부 내부에 기본적인 정보조차 없다는 점이다. 인재양성 방안에는 양성 규모가 들어가야 하는데, 교육부는 현재 전국 대학의 반도체 관련 학과와 학생 규모에 대한 자료도 없다. 대학마다 학과 이름이나 교육과정 편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각 대학에 역으로 입학정원 등에 대한 계획을 제출하게 한 것도 이런 배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부는 대학들의 계획을 토대로 예산 규모를 세워 다음 달 초에 있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교육부의 이번 조사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적극 반영한다는 의미도 있다. 현 정부는 대학의 자율적 발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각종 규제를 개혁하기로 했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첨단 분야 인재양성 지원방안 마련은 ‘톱 다운’ 방식이 아니고 철저히 ‘보텀 업’ 방식으로 하자는 기조라고 한다.

교육부가 서울대 등 국립대와 서울 주요 사립대 등 20여 곳만 대상으로 조사하는 건 정부가 대대적으로 풀 규제와 관련돼 있다. 교육부는 첨단 분야의 경우 4대 교육 여건(교원, 교사, 교지, 수익용 기본 재산) 중 교원 확보율만 충족해도 대학원 정원을 늘릴 수 있게 하기로 예고한 바 있다. 교육부는 학부도 첨단 분야 학과를 신설할 때 같은 조건으로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교원 확보율을 충족하는 대학들을 대상으로 마스터플랜을 내라고 한 것이다.
○ 지방대 총장 93% “첨단 분야 정원 확대 반대”
관건은 지방대의 반발을 어떻게 조율하느냐다. 수도권 대학의 정원 확대는 지방대의 미달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에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를 따로 넣을 만큼 지방대 위기 해결을 강조했었다. 이 때문에 교육부 내부적으로 고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일부 도(道)와 시민단체들은 수도권 대학 정원 확대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육부 기자단이 23∼24일 진행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 대학 총장 세미나에 참석한 총장 1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응답자 90명)도 수도권과 지방 대학 간의 극명한 인식 차를 보여준다. 수도권 대학의 첨단 분야 학과 정원 확대에 대해 응답자의 65.9%가 반대했는데, 세부적으로 보면 수도권 대학 총장은 85.7%가 찬성, 지방 대학 총장은 92.9%가 반대했다. 지방 대학 총장들은 반대 이유로 ‘수도권 쏠림현상이 가중된다’ ‘지역 균형 발전에 악영향을 미친다’ 등을 들었다.

교육부는 이런 반발을 고려해 인재양성 방안에 입학정원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첨단 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방법도 상당수 담을 예정이다. 대학이 기업과 협약을 맺고 반도체 트랙을 만들고 이수 학생에게 수료증을 준다든지 공유대학 형태로 강의를 여러 대학이 공유하는 방식 등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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