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가장 김동연 불굴의 삶, 또 역전승…경기지사 당선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2일 0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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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화려한 공직생활과 달리 지극히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57년 1월28일 충청북도 음성군 금왕읍 무극리 출생으로 어릴 때 가족들과 함께 서울로 이주했다. 1967년 11세가 되던 해 사업을 하던 아버지가 서른셋에 아내와 네 자식을 두고 별세하면서 가세가 기울어 소년 가장 역할을 했다.

1968년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으로 이주했으나, 판자촌마저 도시정비 사업으로 헐리면서 경기광주대단지로 강제 이주돼 한동안 천막을 치고 생활했다.

맏아들로서 가난한 집안사정 때문에 덕수상업고등학교(63회) 진학, 1974년 11월 고등학교 졸업 전 만 17세로 한국신탁은행(현 하나은행)에 입사했다. 외할머니, 어머니, 세 동생까지 부양해야하는 열일곱 소년 가장이었다.

1977년 배움에 대한 갈증과 ‘고졸’ 출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입시를 준비, 야간대학에 진학했다.

같은해 단기사병으로 입대해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2동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병역의무와 대학학업을 병행하다가 어느 날 쓰레기통에 버려진 고시 수험생을 위한 잡지를 발견하고 이후 고시공부를 위해 낮에는 은행원, 밤에는 대학생, 더 깊은 밤에는 수험생으로서 주경야독했다.

1982년 치열한 노력 끝에 제26회 행정고시 및 제6회 입법고시에 합격했다.

1983년 ‘행정공무원’으로는 총무처(현 행정안전부)와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에서, ‘입법공무원’으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입법조사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학력을 폄하하는 사람들에게 지고 싶지 않은 마음과 가족을 위한 또 다른 돌파구 마련을 위해 미국 유학 길에 올랐다.

1993년 6월 각고의 노력 끝에 3년9개월 ‘최단기간’으로 미시간 대학교 공공정책학 석·박사를 취득, 미시간 대학교 기록에 이름을 남겼다.

2002년에는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 2002년부터 2003년까지는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 국제대학원 풀브라이트 교환교수로도 활동했다. 2005년까지 세계은행(IBRD) 선임정책관으로 일했다.

2005년 기획예산처 전략기획관으로 돌아온 뒤 기획예산처 산업재정기획단장과 재정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이때 참여정부의 국정마스터플랜인 ‘비전 2030’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바 있다.

2012년 1월 기획재정부 제2차관에 올랐다.

2013년 10월 큰아들이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이 오랜 기간 투병했지만 골수이식을 한 날도 주변에 알리지 않은 채 휴가를 썼고, 발인을 마친 날도 오후에 사무실로 출근해 국무조정실에서 만든 ‘원전비리 종합대책’을 직접 발표한 일화는 유명하다. 훗날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큰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을 도려내는 것 같기도 하고 심장에 큰 구멍이 난 것 같기도 하다”고 단장의 아픔을 토로하기도 했다.

2014년 7월 국무조정실장직 사의를 표하고 관료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국무조정실장에서 물러날 때 청와대에서 몇 차례 만류했으나, 1년4개월 동안 격무에 시달렸다는 점과 아들을 잃은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점을 들면서 거듭 사퇴를 요청해 청와대가 이를 수락했다.

대형 로펌들의 제의를 거절하기 위해 6개월간 경기도 양평 농가로 내려가 근처 중·고등학교 강연 및 봉사활동을 했다.

2015년 2월 제15대 아주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했다. 학생들이 하고 싶은 공부나 활동을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파란학기제(도전학기제)’ 및 해외연수 장학금 제도 ‘애프터유(After You)프로그램’을 신설 운영해 학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기도 했다.

2017년 5월 청와대로부터 경제부총리 제의를 받고 고민 끝에 수락,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 취임했다.

청와대는 당시 인선 배경으로 “거시경제 통찰력과 조정 능력 겸비한 유능한 경제 전문가이며 소년가장 출신으로 누구보다 서민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경제 사령탑”이라며 “위기의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경제 수장으로서 최적임자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2018년 8월, 7월의 고용지표 통계발표 직후 고용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사의를 표명, 그해 12월 34년 간의 공직생활과 함께 1년6개월간의 경제부총리직을 사퇴했다.

김 당선인은 지난해 9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같은해 10월 새로운물결을 창당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막판 정치교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며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지난 3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4월 더불어민주당과 최종 합당해 민주당 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가 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대역전승을 거둔 김동연 당선인은 2일 “앞으로 도정을 이끌면서 오로지 경기도, 도민의 발전과 삶의 질 향상 위해서 헌신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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