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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책의 향기]배양육이 보여주는 육식의 새로운 길

입력 2022-04-30 03:00업데이트 2022-04-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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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에 대한 명상/벤저민 A 워개프트 지음, 방진이 옮김/443쪽·2만 원·돌베개
가격이 무려 30만 달러(약 3억8000만 원)에 달하는 햄버거가 있다. 2013년 마크 포스트 생리학과 교수가 선보인 이 햄버거는 소고기로 만든 햄버거 패티가 아닌 인공고기(배양고기)로 만들었다. 배양고기는 동물의 근육세포를 배양액에서 키워 만든다.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해 개발하고 있다.

저자는 배양고기가 미래 인류의 생존을 위한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고기는 현대 인류에게 빼놓을 수 없는 식단이 됐다. 하지만 갈수록 고기 소비가 늘면서 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 문제도 심각해졌다. 고기 공급망이 무너지면 사회 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인간의 육식 시스템은 사회의 필수요소다. 2020년 미국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타이슨푸드 등 대형 육가공 공장들이 문을 닫자 미국 전체 고기 공급망이 무너진 적이 있었다. 이로 인해 큰 혼란이 생기자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육류, 가금류 공장은 필수적인 국가 기반시설”이라며 대형 육가공 공장을 재가동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세계의 고기 소비 증가 속도는 인구 증가 속도보다 빠를 정도로 급격히 늘고 있다. 1960년부터 2010년대까지 세계적으로 고기 소비는 2배로 늘어났고, 2050년엔 지금보다 고기 소비가 5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늘어나는 고기 소비를 맞추기 위해 축산공장이 많아질수록 비용도 늘어난다. 가축을 키울 많은 토지가 필요하고 축산공장엔 막대한 양의 물이 들어간다. 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매년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이 주요 산업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18%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반해 배양고기는 가축을 죽이지 않고 고기를 만들 수 있다. 먹기 위해 동물을 키워서 죽이는 ‘학살’을 끝낼 수 있다.

하지만 배양고기는 비싼 가격과 함께 아직 기존 고기와는 맛이 다르다는 한계가 있다. 기술과 시장의 주도로 대량생산했을 때 발생하는 또 다른 비용의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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