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틀만에 탄도미사일 2발… 1월에만 6번째 ‘역대 최다’ 도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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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ICBM 유예 철회”뒤 첫 탄도미사일

북한이 2019년 11월에 쏜 뒤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KN-25) 발사 사진
북한이 2019년 11월에 쏜 뒤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KN-25) 발사 사진
북한이 27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 철회 시사 이후 첫 탄도미사일 도발이자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지 이틀 만이다. 새해 들어서만 여섯 번째 미사일 발사로 1월 중 미사일 발사 횟수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핵·ICBM 추가 대북제재까지 시사한 미국의 제재 방침에 반발하는 동시에 2019년 이후 가장 낮게 탄도미사일을 쏘는 방식으로 대남 타격무기의 실증 테스트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 2019년 이후 가장 낮게 탄도미사일 도발
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와 8시 5분경 함남 함흥 일대에서 1발씩, 총 2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동해상으로 발사됐다. 두 미사일은 정점고도 약 20km로 190km를 날아가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무인도)에 떨어졌다고 한다.


이들 미사일은 2019년 이후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중 가장 낮은 고도로 날아갔다. 2019년 8월 2일에 쏜 대구경조종방사포(비행거리 220km, 정점고도 25km)보다도 5km나 더 낮게 비행한 것. 군은 대남타격무기를 ‘최저고도’로 실증 사격한 걸로 보고 있다. 탄도미사일은 비행고도가 낮을수록 탐지·요격 회피에 용이하다. 군 관계자는 “사전에 발사 징후를 파악하고 대비했다”며 “남쪽으로 쏠 경우 탐지 요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행제원을 볼 때 초대형방사포(KN-25·600mm)나 대구경조종방사포(400mm) 가능성이 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KN-24와 함께 ‘대남타격 3종 세트’인 KN-25는 2020년 3월 29일, 대구경조종방사포는 2019년 8월에 쏜 게 마지막이다. 군 소식통은 “14일 열차기동 KN-23과 17일 KN-24에 이어 KN-25까지 ‘대남타격 3종’을 알섬에 세워둔 표적을 향해 시험발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KN-23 개량형이나 KN-24를 최저고도로 사거리를 대폭 줄여 쐈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이번 발사까지 포함해 북한은 1월에만 여섯 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했다. 역대 1월 도발 횟수로는 가장 많다. 앞으로 2번만 더 쏘면 지난해 미사일 발사 횟수(8차례)와 같아진다. 1월 11일(극초음속미사일)과 13일(열차기동 KN-23), 17일(KN-24) 등 사흘 간격의 도발 주기도 이번 발사로 이틀 간격까지 단축됐다.
○ 여섯 번째 도발에도 유감 표명만 반복
정부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 들어 벌써 6번째인 무력시위에도 ‘도발’, ‘규탄’ 표현은 없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잇단 미사일 도발에도 미국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다양한 미사일을 ‘패키지’로 들고 나와 존재감을 보이려는 의도”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 기사를 언급하며 “‘중국이 올림픽에 집중하고, 한국은 대통령 선거 정국이고, 미국은 우크라이나 상황 등에 집중하는 시점에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서 발사하는 의미가 있다’고 (매체가) 보도했다”고 인용했다.

미 국무부는 26일(현지 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고 밝히면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질문에 “(올 들어) 여섯 번째 발사다. 탄도미사일 발사도 포함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매우 유감”이라고 답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북한 미사일 발사#북한 탄도미사일#북한 미사일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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