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 의혹’ vs ‘허위경력 논란’…이재명·윤석열, ‘가족 검증’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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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6일 12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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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가족 리스크'가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이력서 허위 경력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아들이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이 후보는 16일 장남이 상습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아들의 잘못에 대하여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는 제목의 사과문을 통해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아들도 자신이 한 행동을 크게 반성하고 있다. 스스로에 대해 무척이나 괴로워한다”고 했다.

그는 “온당이 책임지는 자세가 그 괴로움을 더는 길이라고 잘 일러주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 후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 후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또한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에도 “언론인 여러분들이 저한테 아마도 질문하고 싶은 게 있을 것 같아 미리 말씀 드리겠다”며 “제 가족들과 관련해서 매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자식을 가르치는 부모 입장에서 참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앞서 한 언론은 이 후보의 장남 이모 씨가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 씨로 추정되는 사람이 2019~2020년 미국에 서버를 둔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게시판에 불법 소지가 다분한 온·오프라인 도박 경험을 담은 글 200여 개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선대위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해당 도박사이트에서 55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억대 도박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도박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재명 후보는 이와 같은 중범죄를 단순한 ‘카드게임 사이트 유혹’에 빠져 치료대상 쯤으로 치부해 버렸다”며 “이 후보는 2012년 자신의 SNS를 통해 도박에 대해 밝힌 ‘나라망할’ 정도로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는 도박을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며 얼버무렸다”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2007년 수원여대에 이어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겸임교수 지원 이력서에도 허위 경력이 기재됐다는 의혹이 15일 제기됐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을 나서며 부인 김건희씨 허위 경력 의혹 등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을 나서며 부인 김건희씨 허위 경력 의혹 등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양대에 제출된 이력서에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고 기재돼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 확인한 결과 대상을 포함해 어떤 수상자 명단에도 ‘김건희’나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이라는 이름은 없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 씨가 이력서에 ‘서울대 경영대학원 졸업(석사)’이라고 썼지만 실제는 학위 논문이 없어도 딸 수 있는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졸업(경영전문석사)’”이라며 “학력과 경력도 부풀려졌다”고 했다.

이처럼 관련 의혹이 확산되자 김 씨는 이날 “국민들께 심려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다”며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들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윤 후보도 이날 김 씨의 사과에 대해 “여권의 기획 공세가 아무리 부당하게 느낀다고 해도 국민 눈높이와 기대에 조금이라도 미흡하게 처신한 게 있다면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선 향후 여야 대선 후보들의 가족에 대한 검증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족과 관련한 의혹이 여론 향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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