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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 IT(잇)다] 모윤숙 담우 “사회적 기업으로 뼛속까지 사랑하는 고흥의 나물을 세계로”

입력 2021-11-26 15:00업데이트 2021-11-2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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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뼛속까지 고흥을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고흥과 지역 특산물들을 더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전남 나주에서 열린 국제농업박람회장에서 모윤숙 담우 대표를 만났다. 해외 바이어와 장시간 상담을 마치고 와 처음에는 다소 피로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고향인 전남 고흥의 특산물과 아름다움, 담우의 사회 공헌 활동과 성과를 묻자 금방 활발한 모습으로 회복했다.

2018년 문을 연 담우는 농업회사법인이자 사회적 기업이다. 고흥의 특산물을 상품화하면서 실업자와 농촌 중장년, 다문화 가정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어 상생한다. 고흥 농가에 무농약 재배 기법을 도입하고, 자비를 부담해 무농약 인증 절차를 지원할 정도로 지역 부흥에 열심이다. 농가와 계약 재배해 가장 좋은 특산물을 가져오며, 농협이나 영농 조합보다 좋은 구매 조건을 제시한다고도 강조했다.

모윤숙 담우 대표. 출처 = 담우

고흥의 나물 재배 농가는 400여 곳에 달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지역 인지도가 낮아 제대로 된 값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모윤숙 대표는 담우를 세워 고흥 특산물 가공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통해 고흥의 인지도와 농가 소득을 함께 늘릴 계획을 세웠다.

담우의 주요 상품은 ‘나물’이다. 향이 좋고 생리 활성 물질을 품은 취나물, 달고 쌉쌀한 맛으로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도록 돕는 방풍 나물, 아삭하고 향긋한 저열량 고단백 곤드레 나물,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고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 부지깽이 나물 등을 가공해 장아찌로 만든다.

담우 대표 상품, 열두달:12개월 나물 제품군

모든 나물은 바람과 물, 날씨 좋은 고흥에서 무농약 재배한다. 고흥은 3면이 바다와 맞닿은, 그래서 나물의 맛과 향을 진하게 하고 식감을 부드럽고 아삭하게 하는 해풍이 사시사철 불어오는 천혜의 지역이다.

담우는 이렇게 자란 나물 가운데 매년 이른 봄에 나오는 첫 순만 골라 장아찌를 담근다. 그냥 장아찌가 아니라 새콤한 맛을 더한 ‘피클’ 장아찌다. 장아찌가 너무 짜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하고,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어린이도 쉽게 먹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담우의 피클 장아찌는 어린이는 물론, 저염식을 해야 하는 환자나 노년층 소비자에게도 잘 어울린다.

담우의 나물 가공 식품 브랜드는 ‘열두달:12개월’이다. 1년 12개월 나물이 자라는 고흥이다. 이 곳에서 재배한 나물을 12개월 지난 아기부터 어른까지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해 12개월 내내 제공한다는 뜻이다.

담우 신상품, 취미:생활 나물 쉐이크

최근에는 우리나라 최초 나물 쉐이크 ‘취미:생활’ 브랜드도 만들었다. 한국 최초로 발아 9곡 곡미와 취나물을 섞어 만든 대용 식품이다. 취나물이 가진 영양과 식이섬유를 간편하게 먹도록 돕는 간편 식품이다. 물만 타면 취나물 20g의 영양과 부드러운 맛을 내는 쉐이크 음료가 나온다. 단 맛은 사탕수수 원당으로 내 건강하다.

담우는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지역과 상생을 시도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고흥의 나물을 상품화한 모윤숙 대표는 버리는 재료를 재활용, 새 부가가치를 만드는 사업 ‘업사이클링’을 주목했다. 그녀의 눈에 고흥 특산물 ‘유자’가 보였다. 우리나라 유자의 생산량 절반 이상이 고흥에서 나온다. 새콤하면서도 은은한 단 맛, 깊고 진한 향이 일품인 유자를 우리는 차를 만들어 마시거나 입욕제로 만들어 즐긴다.

담우 신상품, 유자 업사이클링 상품군

유자 하면 떠오르는 식품이 유자차다. 지금까지는 유자를 가공할 때 과육과 껍질만 쓰고 씨는 버렸다. 하지만, 거의 모든 과일과 작물은 씨앗에 가장 많은 영양을 담는다. 유자도 예외는 아니다. 유자 씨는 뛰어난 피부 항균과 진정, 보습과 미백 효과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1,000톤 이상 버려지던 유자 씨가 담우를 만나 새로 태어났다.

전남 나노바이오 생물진흥원과 순천대학교가 유자 씨의 저온 압착 기술을 개발했고, 담우는 이 기술을 활용해 유자 씨 세안제와 세정제를 만든다. 유자 씨 세정제는 환경 오염의 우려가 없어 기존 주방 세제를 대체할 제품으로 각광 받는다. 담우는 눈을 돌려 ‘커피 찌꺼기’로도 주방용 비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모윤숙 대표의 아이디어는 업사이클링 상품화에서 그치지 않았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이들 업사이클링을 체험하며 직접 유자 씨와 커피 찌꺼기로 주방 용품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담우의 주요 상품, 나물로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 먹는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포털 예약 서비스에서 담우를 검색해 신청하면 이들 프로그램에 참가 가능하다. 농촌과 도시를, 세대를 잇는 프로그램이다.

담우에서 일 하는 장년층. 출처 = 담우

지역 일자리 창출도 담우가 만든 성과다. 담우 임직원의 평균 연령은 놀랍게도 ‘80세’다. 지역 농가의 장년층과 함께 제품을 만들고 포장하고 배송한다. 모윤숙 대표는 장년층 직원들이 일을 하며 함빡 웃는 모습, 젊음과 생기를 조금씩 되찾는 모습을 보고 이를 지역 안에 널리 퍼뜨리고 싶다고 말한다.

담우가 만들어온 일련의 제품과 과정들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의 목표, 의무와 일치한다. 버리던 제품의 재활용과 무농약 재배 등 탄소 중립, 지역 상생과 중장년 및 청년 일자리 창출을 시도하는 담우는 ESG 경영의 좋은 사례라고 하겠다.

담우 나물 상품군

담우는 고흥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지역 농가에 더 많은 소득을 가져다주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린다. 이미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프리미엄 마켓 울타리몰에 2019년 입점해 나물 상품을 공급했다. 미국에서 불던 채식 열풍을 타고 담우의 나물 상품군이 주목 받았다. 나물이 ‘한국의 허브’로 인정 받고 있다는 것이 모윤숙 대표의 설명이다.

세계 각국에 K 콘텐츠가 퍼지며 우리나라의 건강한 식생활을 세계인이 주목했다. 이 가능성을 본 미국 유통 채널 아마존이 먼저 다가와 브랜드 입점을 제안했다. 현지화도 잊지 않았다. 나물을 장아찌로 만들고 잘게 다진 ‘다진 피클 장아찌’를 해외 시장에 공급한다. 이 제품은 밥과 함께, 샐러드처럼 먹기 쉽다. 외국인들이 나물의 독특한 맛과 향을 부담 없이 즐기도록 한다. 다진 피클 장아찌를 응용한 나물 비빔밥 밀키트도 구상한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나물, 고흥 나물의 세계화를 노린다.

신토불이. 몸과 땅은 둘로 나뉠 수 없다. 우리나라 땅에서 난 우리나라 농산물이 우리의 몸을 이루는 근간이다. 그렇기에 모윤숙 대표는 우리나라 땅이자 천혜의 나물 재배지, 고향인 고흥의 부흥에 매진할 각오를 보였다.

담우 나물 상품군

“전남 고흥은 1년 열두 달 나물이 자라는,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췄어요. 전남 고흥의 나물의 유통 기한 역시 1년 열두 달인 셈이지요. 담우는 나물로 1년 내내 소비자의 식단에 건강을 가져다주는 기업이 되려 합니다. 나아가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려 해요.

전남 고흥은 우리나라 고령화 1위 도시입니다. 어르신 일자리를 만들면 소득뿐 아니라 일하는 재미, 동년배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재미를 모두 드릴 수 있어요. 이처럼 어르신들의 삶의 질 자체를 높이는 것이 행복한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동아닷컴 IT 전문 차주경 기자 racing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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