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스 관절염, 조기 진단으로 희망 찾자[전문의 칼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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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동아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이상엽 동아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이상엽 동아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얼마 전 진료실을 방문한 40대 여성이 있었다. 이 여성은 “수개월 전부터 아침마다 손가락이 붓고 통증이 느껴지는 일이 잦았지만 단순히 집안일을 무리하게 해서 그런가 보다 하는 생각으로 참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증상이 계속되자 결국 병원을 찾았고, 여러 검사를 해 본 결과 류머티스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요즘은 류머티스 관절염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증상이 있어도 관절의 노화 혹은 무리한 관절 사용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관절 통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류머티스 관절염이 원인이라면 최대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예후가 좋으므로 증상을 잘 살펴봐야 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활막이라는 조직의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활막이 존재하는 모든 관절에서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주로 손가락, 손목, 발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에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이 생기면 부종, 통증 등이 심해진다.

보통 신체의 양쪽 같은 관절에서 대칭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류머티스 관절염을 노화로 인한 퇴행성관절염으로 오인하기도 하는데, 퇴행성관절염은 증상이 양쪽 관절에 대칭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한쪽 손이나 무릎 등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특히 손가락 마디가 붓고 통증과 뻣뻣함으로 인해 주먹을 쥐기도 어려운 증상이 한 시간 이상 지속되는 ‘아침 강직’도 류머티스 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전신 무력감, 피로감 등도 류머티스 관절염의 징후일 수 있으니 관절 통증과 함께 이런 증상들이 동반된다면 꼭 류머티스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이 무서운 점은 적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관절의 변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발병 후 2년 이내에 환자의 60∼70%에서 관절 손상과 변형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나 항류머티스제, 스테로이드 제재, 생물학적제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중 생물학적제제는 몸 속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원인 물질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기존 약제보다 염증을 감소시키는데 더 효과적이고 질병 진행을 차단해 관절 변형을 막는데 이점이 있다.

십 수 년 전만 해도 류머티스 관절염은 발병하면 장애를 막기 힘든 불치병으로 생각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치료제의 발전으로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치료하면 고혈압이나 당뇨 병 같은 만성질환처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질환을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환자들도 류머티스 관절염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주치의와 함께 극복 노력을 했으면 한다.
이상엽 동아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헬스동아#건강#의학#전문의칼럼#류머티스관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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