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의 독특한 감성, 美와 잇는 다리될 것”

임희윤 기자 입력 2021-09-18 03:00수정 2021-09-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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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상 3번 받은 한국계 美음향 엔지니어 데이비드 김
서울서 태어나 네살때 이민… LA서 흑인들과 어울리며 자라
힙합에 눈뜨며 인생 항로 잡아… “양국 오가며 음악-문화 전수할것”
16일 서울 마포구의 음반사 ‘EMA’ 사무실에서 만난 데이비드 김 씨가 올해 3월 수상한 세 번째 그래미 트로피를 웃으며 들어 보였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아리아나 그란데, 켄드릭 라마 등 팝스타들의 음향 조율을 도맡는 음향 엔지니어 데이비드 김(김영인·34) 씨. 16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김 씨는 한국 이름을 담은 ‘Mixed by YUNGIN’이라는 문구가 담긴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의 인생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다.

서울에서 태어나 네 살 때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갔다. 이민 이듬해인 1992년 LA 폭동을 겪은 부모는 흑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아들이 불안했다. 그러나 김 씨의 목표는 ‘흑인 형들처럼 멋진 사람이 돼야지!’였다. 미식축구에 두각을 보여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스타를 꿈꿨다. 대학 입학증과 장학금 제안까지 받았지만 고교 말년에 부상으로 운동을 포기하게 됐다.

흑인들과 즐기던 힙합이 그의 인생 항로에서 키를 잡기 시작했다. 할리우드 유명 음악학교 ‘뮤지션스 인스티튜트(MI)’에 들어가 주 6일을 학교에서 숙식하며 공부만 했다. 수석 졸업을 했지만 ‘연줄’이 없어 2년간 아르바이트만 했다. 김 씨는 유명 스튜디오 챌리스(Chalice)의 모든 직원에게 무작정 메시지를 보냈다. 간절히 “일하고 싶다”고….

고용은 됐지만 1년간 무급 인턴 신세. 음식 배달이나 차고 청소 같은 막일이 주어졌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진심을 눈여겨본 스튜디오가 ‘진짜 일’을 맡기기 시작했다. 예의, 열정, 빠른 작업 속도는 그를 금세 유명 엔지니어 가도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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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드릭 라마, 닙시 허슬의 작품에 참여해 그래미를 두 개나 받았지만 뭔가 허전했어요.”

김 씨의 진짜 꿈은 올 3월 이뤄졌다. 지난해 전설적 래퍼 나스의 13집 ‘King‘s Disease’는 김 씨가 앨범 전곡을 믹스한 작품.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랩 앨범’에 호명됐다.

코리아타운에서 시상식 뒤풀이를 하며 나스는 김 씨와 어깨를 걸고 그래미 트로피에 소주를 따라 원샷했다. 지난달 신작 ‘King’s Disease II’에 나스는 ‘stop asian hate!’란 가사도 담았다.

그는 2018년 한국 신혼여행 때 핏줄 속 한국인 DNA를 발견했다고. “부산타워에 올라 전망을 보다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북받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어요.” 이후 왼쪽 팔뚝에 ‘KOREATOWN’을, 가슴팍에 ‘영인’을 박았다. 아리아나 그란데, 존 레전드, 트래비스 스콧과 작업하는 한편 태연, 백현, 카이, 드렁큰타이거 등 한국 가수들과도 작업하고 있다.

“K팝과 한국 힙합의 음향 수준은 미국과 이제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한국만의 독특한 감성도 매력적이죠. 양국을 오가며 음악과 문화의 충실한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한국#감성#미국#데이비드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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