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가공부터 체험관광까지… 6차 산업화 통해 매출증대-일자리 창출

김포=이경진 기자 입력 2021-08-17 03:00수정 2021-08-17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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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쌀 생산 김포시 ‘제일영농’
5200평 면적에 농산물 가공판매, 로컬푸드직매장-정미소 등 들어서
선진국 스마트팜 관련 기술 적용… 쌀의 부가가치 높인 가공품 개발
연잎밥 만들기 등 체험장도 인기
경기 김포시 하성면 비무장지대(DMZ) 일원에서 3대째 농사를 짓는 정성채 제일영농 회장은 12일 “벼의 쌀알만 챙기지 않고 생산과 가공, 유통, 체험교육 등 전 과정을 보듬고 책임지는 마스터가 되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정 회장이 논에서 쌀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 제일영농 제공
12일 경기 김포시 하성면 석탄리. 제2외곽순환도로 서김포통진나들목(IC)을 나와 차로 15분 정도 달리자 드넓은 들판 사이로 꽤나 큼직큼직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1차로의 포장도 안 된 시골길을 따라 1km 정도 더 들어갔더니 깔끔하게 꾸며진 정미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미소 안에서는 방금 도정을 거친 쌀이 쏟아져 나왔다. 모두 김포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수확된 ‘김포금쌀’이다. 이날은 ‘김포금쌀 즉석밥’(210g) 1000박스 출하를 앞두고 있었다. 직원들은 포장된 즉석밥을 지게차로 나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바로 옆에는 체험장과 로컬푸드 직매장, 떡 가공공장이 있었다. 쉼터를 중간에 두고 ‘ㄷ’자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다. 모두 스마트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받은 시설이다.

모든 시설은 농업법인회사 ㈜제일영농이 관리하고 운영한다. 약 1만7000m²(5200평) 땅에 농산물 가공·판매부터 체험, 관광이 가능한 ‘농업 6차 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정성채 제일영농 회장(63)은 “심고 짓고 빚는 공간에, 만나고 배우고 즐기는 공간이 더해져 새로운 가치를 경험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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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대에 걸쳐 가업을 잇다

김포 하성면은 원래 정 회장의 아버지가 1930년대부터 농사를 지었던 곳이다. 2남 3녀 중 넷째인 정 회장은 농부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농심(農心)’을 익혔다. 1978년 본격적으로 농사일에 뛰어들었고 1995년 제일영농의 전신인 제일합명회사를 세웠다. 정 회장은 “DMZ 주변이라 날이 서늘하고 무엇보다 농사하는 데 이만한 환경이 없다. 화강암반을 뚫고 나오는 물도 벼농사에 제격이라 최고 쌀을 생산하는 거 하나는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농사짓는다고 허투루 보면 큰코다친다. 지금 제일영농이 관리하는 땅만 약 82만 m²(25만 평)다. 직원도 27명이나 된다. 1년에 500t 정도의 쌀을 생산하는데 여기에 주변 250여 농가로부터 1500t의 쌀을 사들여 가공도 하고 판매도 한다.

농사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스마트팜 기술 없이는 엄두도 못 낸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드론을 이용해 비료와 영양제도 준다. 직원 3명은 아예 ‘초경량 무인비행장치 조정 자격증’까지 땄다. 앞으로 3차원(3D) 고정밀지도를 통한 토양 상태 측정에서부터 작물 모니터링, 생육 상태 등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제일영농은 농업유용미생물(EM)로 퇴비를 쓰는 친환경 방식을 고집한다. 생산된 쌀은 전통적인 자연 저온숙성방식으로 관리된다. 수분이 일정하게 유지되다 보니 곡물에 윤기가 나고 맛도 좋다. 정 회장은 “건조법을 바꿔가며 여러 가지 실험을 거친 끝에 개발된 완결체”라고 자부했다.

아들인 정찬희 대표(38)도 가업을 잇겠다며 2003년 한국농수산대 식량작물학과에 진학했다. 지금은 현장에서 익힌 기술과 스마트팜 이론을 잘 접목해 농작물 재배 효율을 크게 높였다. 정 대표는 “6차 산업화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해외 스마트팜 사업장을 견학하고 관련 기술을 배우면서 우리 농업경영에 맞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사업영역 넓히고 판로 바꾸니 매출 ‘쑥쑥’

정 회장의 꿈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6차 산업화를 통한 매출 증대와 지역 일자리 창출’이 목표다. 앞으로 사업 영역을 더 넓혀갈 생각이다. △떡 가공공장(264m²) △로컬푸드 직매장·체험장·사무실(661m²) △정미소·건조장·저온저장 창고(992m²) 등의 인프라를 갖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사업비만 20억 원이 들어갔다.

전통 쌀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가공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검정콩 조 수수 쌀눈쌀을 이용한 ‘떡국떡’, 수수 조를 넣은 ‘기능성 무가당 조청’, ‘즉석밥’ ‘맥주’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판로도 확 바꿨다.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의 도움으로 전국의 쌀 도매상에게 납품했던 약 1400t의 쌀을 온라인쇼핑몰 ‘벼꽃농부’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직접 팔았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열어 ‘전설의 김포금쌀’ ‘오색현미’ 등 100종류의 쌀과 잡곡도 판다. 13일에는 양촌읍 석모리에 농가형 레스토랑도 문을 열었다. 최외실 제일영농 전무이사는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했더니 매출이 3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제일영농은 지난해 매출이 61억 원이다.

요즘 정 회장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또 하나 생겼다. 체험하고 즐기는 방문객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제일영농은 수확 후 도정한 쌀로 △연잎밥 △쌀 케이크 △꼬마김밥 만들기 체험도 하고 직접 요리해 맛볼 수 있게 했다. 정 회장은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제일영농 농장을 찾아 재배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포=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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