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은 토론 열기로 1년 내내 후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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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교육 특화도시 변모한 오산시

비대면 화상 프로그램 ‘줌’을 통해 4∼7일 열린 ‘제6회 오산시 전국학생토론대회’에서 초중고교 77개 팀 231명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중학생 참가자들이 토론 개회식 기념 인증으로 하트 표시를 하고 있다. 오산시 제공
비대면 화상 프로그램 ‘줌’을 통해 4∼7일 열린 ‘제6회 오산시 전국학생토론대회’에서 초중고교 77개 팀 231명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중학생 참가자들이 토론 개회식 기념 인증으로 하트 표시를 하고 있다. 오산시 제공
‘오산시 전국학생토론대회’ 중등부 결선이 열린 7일. 비대면 화상 프로그램 ‘줌’을 통해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주제는 ‘한국판 그린 뉴딜에 원전 확대를 포함해야 하는지’ 물었다. 먼저 홍수현 양(16)이 안전성을 문제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원전은 사고 발생률은 낮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한 번 발생하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라고 주장했다. 반대 입장의 손주후 군(15)이 맞받아쳤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원인은 쓰나미가 아니고, 쓰나미 이후의 긴급상황에 대한 관리자의 대처가 미흡해서 발생한 인재였다. 이를 보완하면 원전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오산식 디베이트 방식’ 토론 진행

전국학생토론대회는 이번이 여섯 번째 행사다. 오산시와 한신대가 공동 주최하고,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이 공동 주관했다. 올해는 전국에서 초중고교 학생 77개 팀 231명이 참가해 4일부터 7일까지 ‘배달앱 리뷰 벌점제도’ ‘비혼 출산’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주제로 토론했다.

대회는 ‘오산식 디베이트 방식’으로 3 대 3 의회식 대립토론을 적용했다. 현장에서 또는 준비된 논제에 대해 찬반 토론하는 아카데믹 형식으로, 상대심문과 이의 제기를 모두 허용해 다양한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방식은 세계토론학습포럼에 소개되기도 했다. 심사위원장인 조슈아 박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 교수는 “디베이트 토론방식은 사회적 이슈를 고민하며 논리를 분석하고 전략을 세워 창의력과 사고력, 공감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대회는 나흘간 초중고교별 리그전과 통합 토너먼트전을 진행해 우승자를 가렸다. 최종 우승은 △초등부 수청초 ‘토론하면 뭐하니팀’ △중등부 문시중 ‘문전성시팀’ △고등부 용인한국외국어대부설고 ‘트리니티(Trinity)팀’이 차지해 각각 교육부장관상과 100만 원의 시상금을 받았다. 고등부 우승팀의 김정원 양(19)은 “오산토론은 날카로운 상대심문에 대비해야 하고, 이의 제기를 통해 예상치 못한 질문들을 받아 긴장감 넘치고 다채로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고 했다.

○ 토론교육의 중심, 오산시

곽상욱 오산시장은 2011년부터 ‘생각하고 표현하고 행동하는 민주시민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학생들의 토론동아리와 토론캠프 등 다양한 토론교육을 지원했다. 2013년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토론문화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어 토론교육 인프라를 만들었다.

오산지역 초중고교 선생님들은 오산토론 연구회를 자율적으로 조직해 다양한 연구와 실험활동을 벌였다. 이영환 오산중 전문상담교사는 “오산시와 교사들이 힘을 합쳐 토론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생각의 힘을 키우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며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태도를 길러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오산시 42개 모든 초중고교에서 토론동아리와 토론수업을 진행했다.

임다희 오산시 교육정책팀 주무관은 “토론 활성화를 위해 오산시내 16명의 대학생 토론 멘토링을 지원하고 여름방학에는 여름토론캠프를 진행해 전문 토론코치들이 토론강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 홈페이지도 만들어 모든 학생이 토론에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매년 상·하반기에 ‘오산학생토론리그’를 열고 연말에는 ‘오산학생토론대회’도 개최한다. 곽 시장은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며 소통하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쉬지 않고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오산#토론#후끈#토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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